하루 10~20개…노조 “노-노갈등 조장 세력이 올려”
울산 현대자동차 노조의 7~8개 현장조직 자유게시판에 ‘무쟁의 타결’을 촉구하는 글이 요즘 하루 평균 10~20개씩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노조 쪽은 “무쟁의를 요구하는 것은 노조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노·노 갈등을 부추기려는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단협 중에 노조의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폐쇄되지만 현장조직의 자유게시판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26일 현 집행부가 소속된 ‘민투위’(현대자동차 민주노동자 투쟁위원회) 자유게시판을 보면, ‘갤로퍼’는 “올해는 무분규 타결로 이 사회에 희망과 걱정을 덜어 드리는 현명한 집행부가 되길 바란다. 조합이 조합원한테 외면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썼다. ‘민주노동자회’ 자유게시판에서 ‘변해보자’는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이 지겹다. 회사에서 제시한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 급하게 투쟁하지 말고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들의 삶도 돌아볼 줄 아는 현대차 노조가 되자”고 주장했다.
현장조직 자유게시판의 파업 반대 글에 대해 회사 쪽은 “노조 설립 20년 동안 한차례를 빼고 해마다 파업을 벌여왔던 노조의 파업 만능주의를 경계하자는 조합 내부의 건강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무쟁의 타결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장규호 노조 홍보부장은 “지난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파업 때 조합원만 글을 올릴 수 있는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파업 반대 글을 쓴 이의 아이피(IP)를 추적했더니 한 컴퓨터에서 수백건의 파업 반대 글을 올린 사례가 발견됐다”며 “이번에도 노·노 갈등을 부추기려는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조는 회사 쪽에 △기본급 월 12만8805원 인상 △2007년 당기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현 58살인 정년을 60살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쪽은 지난 24일 열린 10차 본교섭에서 임금 7만8천원 인상, 성과금 300% 지급, 일시금 100만원 등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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