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4일 쟁의 없이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전격 타결했다. 현대차 노사가 무쟁의로 임·단협 교섭에 합의한 것은 1997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가 이번 무쟁의 타결을 계기로 해마다 되풀이돼온 연례 파업의 관행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노사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울산공장 본관 1층 아반떼룸에서 만나, 노조가 요구한 40가지 조항 가운데 합의하지 못한 11가지를 놓고 막판 조율에 나선 끝에 저녁 7시30분께 잠정 합의를 했다. 회사 쪽은 협상이 잠정 타결된 뒤 논평을 내어 “파업을 하지 않고도 합의를 하는 새로운 전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파업 강행→벼랑끝 교섭이라는 그동안의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섰다. 노사가 마지막까지 절충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정년 연장이었다. 노조 쪽은 조건 없는 정년 1년 연장, 회사 쪽은 정년을 1년 연장하되 임금은 90%만 지급하는 안을 제시하며 맞섰으나, 결국 정년을 1년 연장하고 임금은 동일하게 준다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국내 대표적인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정년 연장에 합의함으로써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이밖에 △기본급 8만4천원(5.8%) 인상 △상여금 50% 인상(750%)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는 이번 합의안을 6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