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테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려, 이준삼 지엠대우자동차 조합원이 회사 쪽이 노조 간부들 얼굴을 ‘수배전단지’처럼 만들어 회사 내에 게시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게시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기아차·지엠대우·코스콤등 조직적 노조탄압”
인권단체 기자회견…사쪽 “직접 개입 안해”
인권단체 기자회견…사쪽 “직접 개입 안해”
70~80년대에나 있을법한 ‘전근대적인’ 폭력적 노조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해당 회사들은 하나같이 “우발적인 폭력일 뿐 회사가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국 37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7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지엠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코스콤 등에서 회사 쪽이 구사대, 용역직원을 동원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여성노동자를 성희롱하는 등 조직적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노영태 조합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3일 비정규직지회가 파업에 들어가자, 현장주임, 조장, 반장 등 정규직원들 수백명이 구사대로 나서 쇠파이프, 망치로 유리창을 깨며 위협하거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집단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 조합원은 “지난달 31일엔 구사대가 밖으로 나가려는 여성조합원 100여명을 가로막고 “돈 많이 벌고 싶으면 술집 가서 술이나 따르라”고 말하거나 바지를 벗는 시늉을 하는 등 여성노동자들을 성희롱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는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에 일어난 일이고 회사 노무관리자는 폭행 현장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아차 정규직노조 관계자는 “폭행사건은 공장 가동중지에 위기감을 느낀 일부 조합원들이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었다”면서도 회사 쪽 주장과는 달리 “당시 회사쪽에서 동원된 관리직원들, 정규직 조합원들이 함께 뒤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지엠대우차 비정규직지회 이용우 연대사업부장도 “지난 9월 초부터 비정규직지회 설립을 알리는 선전전이나 집회 때 지엠대우와 하청업체 노무팀 직원 수십명이 달려들어 선전물을 빼앗아 찢는 등 정상적인 조합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장은 또 회사 쪽이 노조 간부들 얼굴과 학력을 담은 ‘조직도’를 ‘현상수배’ 전단처럼 만들어 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전했다. 노조간부 6명은 대졸자인데 이력서를 허위기재했다는 이유로 최근 해고됐다. 지엠대우 쪽은 “본사 노사협력팀이 선전전 등 현장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도급업체 노사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지시를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성희롱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고 지엠대우 문제 등에 대해서는 법률단체와 공동 진상조사단을 꾸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지난 7월19일 지엠대우 부평공장 출근 선전전 광경을 갬코더에 담고 있던 미디어영상활동가 최중영씨가 회사 노무팀 관련 인물로 추정되는 사람한테 폭행을 당하고 있다. 지엠대우차 비정규직지회 제공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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