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사태’ 해결 전망 불투명…“회장이 나서야” 여론
추석 ‘고비’를 넘은 ‘이랜드 사태’가 27일로 파업 110일째를 맞았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이랜드 불매운동과 매장점거·봉쇄 등 힘겨루기를 계속했던 노사 양쪽은 큰 충돌없이 연휴를 보냈지만, 사태해결 전망은 밝지 않다.
일단 노사 양쪽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며 기존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노사교섭으로 물꼬를 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랜드리테일(홈에버)은 이달초부터 사실상 교섭 중단상태이고, 물밑으로 실무교섭을 계속하며 타결을 저울질하던 뉴코아도 지난주 다시 교섭이 결렬됐다. 특히 노조쪽은 지난 22일 장석주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 직무대행과 박승권 정책국장이 연행됐다가 이틀 뒤 ‘증거불충분’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것과 관련해 “회사와 정부가 무리하게 노조간부들을 연행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직무대행은 홈에버 면목점 점거농성 때 연행된 홍윤경 사무국장의 뒤를 이어 21일 직무대행을 맡은 지 만 하루도 안된 상태에서 연행됐다. ‘이랜드 불매운동’으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타격을 입은 회사쪽도 불만을 터뜨리기는 마찬가지다. 이랜드그룹 최성호 이사는 “3개월 이상된 비정규직의 고용보장 등 노조쪽이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회사는 양보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은 다음달 중순 국정감사에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될지 여부에 쏠린다. 박 회장이 직접 나서 이랜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나왔기 때문이다. 법사위에 박 회장을 증인신청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에 이어, 단병호 의원 등 환노위원들도 다음주 중 박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단병호 의원실은 “다음달 5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증인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환노위원들은 ‘어쨌든 박 회장을 증인채택해야 하지 않겠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노조는 연휴기간 가족모임을 열어 오랜 파업으로 지친 노조원들을 추스린 것에 이어, 오는 28일 전체 조합원 총회를 열어 이후 투쟁계획을 논의하고 ‘장기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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