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비정규직 해법’ 끌어낸 정규직의 힘

등록 2007-10-16 20:44

자산관리공사·서울대병원 노조, 고용안정에 큰힘
“비정규직법은 규제약해…노사관계 통해 보완해야”
비정규직법 시행을 전후로 기업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이 각기 달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노조의 태도와 구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및 근로조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16일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 278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공사는 근로조건에서 기존 정규직과 차등을 두는 무기계약직이나 별도 직군 신설 방식이 아닌 ‘완전한 정규직화’를 밝혔다.

자산관리공사가 이례적으로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화하기로 한 데는 노조가 큰 구실을 했다. 공사 노조는 지난해 7월 비정규직노조와 통합한 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힘을 쏟아왔다. 임명배 노조위원장은 “지난 2003년 17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정규직 전환 규모를 늘리도록 공사 쪽과 협상을 벌여 왔고, 이번 협상에선 비정규직법 시행에 발맞춰 모두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사쪽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16일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한 서울대병원 노조도 15일 병원과 협상에서 2년 이상 근무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과 함께 2년이 채 안된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약속받는 성과를 거뒀다. 상급단체인 공공서비스노조의 이정호 교선실장은 “(서울대병원에서 일하는) 1천명에 이르는 간접고용 비정규직들이 진료비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요구안도 제시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들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다 장기갈등을 빚고 있는 코스콤(옛 증권전산) 등의 경우와는 크게 대별된다. 코스콤의 비정규직 노조와 정규직 노조는 같은 산별연맹 소속이지만, 정규직 노조는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에 시종일관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정규직 노조는 오히려 상급단체를 상대로 투쟁철회를 요구했고, 정규직 임직원들은 비정규직 동료를 고용한 사내하청업체의 수익을 배당 받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16일 오후 민주노총에서 열린 ‘비정규직법 대응에 대한 정규직 노조의 역할과 과제’ 토론회의 주제발표를 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정규직 노조가 일상적인 비정규직 처우개선 활동을 벌이거나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면, 사용자들은 비정규 고용 방식을 확대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또 김영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많은 노조 지도부들이 (정규직) 조합원들의 임금인상 요구나 사용자 쪽의 견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지만, 이런 리더십의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며 “정규직 전환에 나선 노조들은 대체로 현행 비정규직법의 약한 규제력을 노동조합의 힘과 노사관계를 통해 보완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