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추이
1년새 24만명 증가…월급 정규직의 63%
파견·용역·임시직 급증…고용 ‘질’ 악화
파견·용역·임시직 급증…고용 ‘질’ 악화
비정규직 노동자가 다시 늘었다. 특히 비정규직 중에서도 근로조건이 더욱 열악한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다. 비정규직법 시행에도 ‘고용의 질’은 더욱 나빠지고 있는 셈이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2007년 8월)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570만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4만6천명(4.5%)이 늘었다. 반면 정규직은 2.9% 증가에 그쳐, 전체 임금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의 비중도 35.5%에서 35.9%로 0.4%포인트 늘었다.
비정규직 가운데 기간제 노동자는 1년 새 19만명이 줄었지만, 파견 노동자는 13만1천명에서 17만4천명으로, 용역 노동자는 49만9천명에서 59만3천명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보험모집인,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특수형태 근로’가 2.9% 증가했고, 계약기간조차 없는 장기 임시직과 일일근로 노동자의 규모도 각각 12.2%와 15.2%나 늘어나, ‘더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 비정규직이 270만5천명에서 290만7천명으로 증가해 275만2천명에서 279만6천명으로 늘어난 여성 비정규직을 추월했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성이 생계부양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남성 비정규직의 가파른 증가 추이는 우려스런 상황”이라며 “세계적으로 봐도 남녀 모두 비정규직이 늘고 있는 것은 극히 예외적”라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의 6~8월 월평균 임금은 127만6천원으로 정규직 200만8천원의 63.5%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견·용역·일용직 등이 포함돼 있는 ‘비전형 근로 노동자’의 임금은 111만2천원으로 더욱 낮았다.
이번 부가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노·사·정은 모두 큰 관심을 보였다. 비정규직법이 발효된 지 한 달 만에 벌인 조사지만, 일선 고용 현장의 변화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해 말부터 시작돼, 이번 조사 결과엔 ‘입법 효과’가 상당부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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