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찬성률 등 부담…KTX 승무원 처리 등 해법 못찾아
‘파업 돌입’을 거듭 공언했던 철도노조가 16일 새벽, 노사 교섭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는데도 파업을 전격 철회했다. 이처럼 철도노조가 뜻밖의 ‘백기’를 들면서 케이티엑스(KTX) 승무원 고용문제 등 노조 쪽 요구도 당분간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잠복할 가능성이 커졌다.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에는 전체 조합원 대비 53%의 낮은 파업 찬성률과 ‘불법파업’으로 야기될 후유증에 대한 부담감, 공사와 정부 쪽의 강경한 태도 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노조 간부들은 전했다. 이철의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지난해 파업 후유증도 가시지 않은 현장 조합원들의 상황과 지도부의 파업 의지 사이에 간극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 사쪽은 끝까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협상 결렬’을 먼저 공언한 데 견줘, 노조는 협상 마감 시한이 다가올수록 다급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날 협상 과정에서 노조는 “해고자 복직 등에서 일부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희망 섞인 발언을 한 반면, 이철 코레일 사장은 “상식적인 이야기를 나눈 정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노조의 파업 철회로 철도 노사 간의 주도권은 이제 당분간 사쪽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철 사장은 노조의 ‘파업 유보’ 선언 이후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대한 협상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그는 “공사(의 입사시험)에 응시조차 한 적 없는 (케이티엑스) 승무원들이 정규직으로 일하겠다는 요구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도 말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16일 “건설교통부 쪽과 의견 접근을 이룬 주요 협상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였지만 부결됐다”며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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