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조 핵심 간부 3명 동시다발로 표적연행
교회까지 난입…쫓기던 이주노동자 2명 중상도
교회까지 난입…쫓기던 이주노동자 2명 중상도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주노조) 핵심 간부들이 동시에 여러 곳에서 출입국관리소 단속반에 잡혀가고,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이 단속을 피하다가 중상을 입는 등 법무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집중단속이 또다시 표적·과잉단속 시비를 낳고 있다.
27일 오전 9시께 이주노조 위원장 등 핵심간부 3명이 숙소와 공장 근처에서 서울출입국관리소 단속반에 붙잡혀 끌려갔다. 까지만 까풍 이주노조 위원장은 서울 신당동의 숙소 근처에서 잠복해 있던 단속반 십여명에 붙잡혀 바로 수갑이 채워졌고, 라주 서울지부장과 마숨 사무국장도 각각 동대문의 공장과 집 근처에서 연행됐다.
이 소식을 들은 이주노조는 이날 오전 목동 서울출입국관리소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주노조는 “노조의 핵심활동가들만 일부러 단속했다”며 “정부가 이주노동자 운동을 꺾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8월부터 해온 불법체류자 집중단속의 일환일 뿐 표적단속은 아니다”라며 “까지만 위원장은 15년9개월째 불법체류 중이고 다른 2명도 불법체류기간이 길어 단속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8월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지금까지 1만여명을 연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경기도 화성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원들이 들이닥쳐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이를 피해 달아나던 재중동포 2명이 3층 옥상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재중동포 손아무개(39)씨와 정아무개(26)씨가 단속반원을 피해 외국인 노동자의 집 건물 안에 있는 ‘중국인 교회’로 달아났다. 이를 본 단속반원들이 손씨 등을 연행하려 교회 안으로 밀고 들어왔으며, 손씨 등은 이들을 피해 옥상에서 뛰어내리다 각각 다리와 허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전국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대표 이철승 목사는 “독재정권 시절에도 교회까지 공권력이 들어선 일은 단 한번 뿐이었고, 결국 국무총리가 나서 사과를 했었다”며 “무리한 단속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신성한 교회까지 구둣발로 짓밟은 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도 성명서를 발표해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이자 교회에 대한 모독행위”라며 정부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현근영 조사과장은 “전도사 등이 불법체류자들을 도피시키려 해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단속원들은 그곳이 교회인 줄도 모르고 따라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차별철폐 공동행동’은 28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법무부의 무리한 단속과 지난 8일 입법예고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의 인권침해적인 요소 등에 대해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황예랑 노현웅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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