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한국노총 차기 위원장 보수파 영향력 벗어나야”
이용득(사진) 한국노총 위원장이 27일 갑자기 내년 1월29일로 예정된 차기 위원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국노총 홈페이지에 올린 ‘불출마 선언’이라는 글을 통해 한국노총 내 이른바 수구보수파로 꼽히는 상당수 산별 위원장 등을 겨냥해 “사리사욕에 물든 이들이 (노조 간부) 경험이 적은 장석춘 금속노련 위원장에게 출마를 종용하고 조정해, 한국노총을 후퇴시키는 쪽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장 위원장이 한국노총의 혁신을 이끌기 바란다”며 장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장 위원장을 지지한다면서도 그의 일부 지지자들은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의 한 간부는 “보수 성향의 일부 산별연맹 간부들이 당선 가능성이 큰 장 위원장을 차기 위원장으로 조직적으로 추대했고, 그 결과 차기 선거에서 이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출마를 포기하며 ‘장 위원장이 보수파들의 영향력에서 최대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게 이 간부의 설명이다.
3선 도전이 유력시됐던 이 위원장은 2004년 취임한 이래, 사회개혁적 노동운동을 내걸어온 한국노총 개혁파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2005년에는 이남순 전 한국노총 위원장의 비리사건이 터져 사회적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회계 투명성 확보 등 조직쇄신 작업에 착수했고, 같은해 이수호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과 조직 통합 논의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노총은 이번에 처음으로 조합원 3천명 가량의 선거인단을 통해 위원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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