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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삼성 노동자, 비자금 문제 의식 못가져”

등록 2008-01-01 20:55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교도소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부인 임경옥씨와 아들 김대무군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교도소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부인 임경옥씨와 아들 김대무군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34개월만에 특별사면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
삭풍 맞으며 출소 “무노조가 비판적 시선 차단”
“양대노총이 노조결성에 시간·돈 아끼지 말아야”

2007년을 일곱 시간 남겨 둔 12월31일 오후 5시, 서울 영등포교도소. 몇몇 사람들이 삭풍의 추위에도 면회 대기실 주변을 서성거렸다. 이윽고 굳게 닫힌 교도소 철문이 열리더니 연말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는 김성환(50)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걸어나왔다. 마중 나온 이들 몇몇은 웃고, 몇몇은 울었다.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을 비판한 책을 내는 등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갇혀 지낸 지 34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의 ‘삼성과 10년 싸움’을 뒷바라지한 아내와 아들의 표정은 뜻밖에 담담했다. 반면 삼성 계열사에서 노조를 만들려다 일자리를 잃고 김 위원장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해고자들은 눈물을 쏟았다.

“많은 양심수들이 여전히 감옥에 있다. 비리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도 다 풀려났는데….” 교도소를 나서며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가) 마지막까지 실망을 안겨준다. 특사가 있을 때마다 양심수 석방은 구색 맞추기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번 특사·감형·복권 대상자 75명 가운데 경제인과 정치인은 51명이고 양심수가 포함된 ‘공안·노동 사범’은 18명에 그쳤다.

3년 만에 감옥 바깥에서 새해를 맞는 김 위원장의 소망은 예상대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깨는 것’이었다. 그는 “삼성이 비자금 의혹 특검까지 받게 됐지만, 정작 삼성의 노동자들에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노조가 없어) 회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조차 차단당한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명희(신세계 이마트 해고자)씨도 “직원 모두에게 노조를 탈퇴하거나 가입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낼 만큼 삼성의 무노조 관리는 여전히 철저하다”며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삼성과의 일전을 다시 벌일 것”이라며 “삼성에 사회적 관심이 쏟아진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 만큼, 최근 노조 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 노동자들을 만나 진전된 논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대 노총이 ‘삼성 노조의 결성’을 위해 좀더 공을 들여야 하며, 이를 위해 ‘시간과 돈, 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적극적이지 못했던” 노동계 내부의 ‘패배주의’부터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 본사 앞에서 벌이는 일회성 시위에 머물 게 아니라, (상급 노동단체들이) 삼성의 노동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전쟁을 시작할 때”라는 것이다.


지난 2005년 감옥 안에서 부모님을 모두 잃은 그는 1일, 경기도 포천에 있는 부모님의 묘소를 찾았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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