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울산공장 21개월간 ‘동향보고서’ 폭로
조합원 사생활까지 기록…회사쪽 “사찰무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회사 쪽의 불법적인 사찰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15일 오전 서울과 울산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차 울산공장 하청업체 ㄷ사가 비정규직 노조가 설립되기 10여일 전인 2003년 6월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1년9개월여 동안 작성한 ‘비정규직 노조 및 노사 동향보고서’를 폭로했다. 이날 단 의원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공개한 보고서에는 집회, 출근투쟁, 농성에 참여한 ㄷ사 비정규직 조합원 명단과 일자 및 시간, 장소 등과 노조 설립 직전 뿌려진 유인물 내용과 배포 장소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또 시간대별로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 주요 활동가의 동태를 적고 있다. 이들의 토론 및 대화 내용은 물론, 아내 병간호를 위해 월차를 낸 조합원의 상황 등 사생활까지 기록돼 있었다. 단 의원은 보고서가 “현대차가 지시해 작성된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단 의원은 그 근거로 △정규직 조합원 및 타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사찰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고 △작성 명의자를 ‘5공장 갤로퍼부 ㄷ사’로 표시하는 등 현대차의 부서 편제에 따라 표시했으며 △일부 문서의 경우 결재권자의 표시가 ‘사장’이 아니라 ‘업체장’으로 돼 있는 점 등을 들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도 “ㄷ사가 날마다 보고서를 현대차에 팩스로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며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조 와해를 위해 사찰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쪽은 “원활한 공장 운영을 위해 하청업체의 업무 전반을 보고받았을 뿐 비정규직 노조 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ㄷ사는 “내부적으로 경영상 필요에 의해 노조의 집회 관련 내용을 정리해 놓은 것일 뿐이며, 이를 원청업체나 외부 어느 곳에도 통지하거나 유출시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상우, 울산/김광수 기자 ysw@hani.co.kr
조합원 사생활까지 기록…회사쪽 “사찰무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회사 쪽의 불법적인 사찰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15일 오전 서울과 울산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차 울산공장 하청업체 ㄷ사가 비정규직 노조가 설립되기 10여일 전인 2003년 6월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1년9개월여 동안 작성한 ‘비정규직 노조 및 노사 동향보고서’를 폭로했다. 이날 단 의원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공개한 보고서에는 집회, 출근투쟁, 농성에 참여한 ㄷ사 비정규직 조합원 명단과 일자 및 시간, 장소 등과 노조 설립 직전 뿌려진 유인물 내용과 배포 장소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또 시간대별로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 주요 활동가의 동태를 적고 있다. 이들의 토론 및 대화 내용은 물론, 아내 병간호를 위해 월차를 낸 조합원의 상황 등 사생활까지 기록돼 있었다. 단 의원은 보고서가 “현대차가 지시해 작성된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단 의원은 그 근거로 △정규직 조합원 및 타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사찰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고 △작성 명의자를 ‘5공장 갤로퍼부 ㄷ사’로 표시하는 등 현대차의 부서 편제에 따라 표시했으며 △일부 문서의 경우 결재권자의 표시가 ‘사장’이 아니라 ‘업체장’으로 돼 있는 점 등을 들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도 “ㄷ사가 날마다 보고서를 현대차에 팩스로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며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조 와해를 위해 사찰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쪽은 “원활한 공장 운영을 위해 하청업체의 업무 전반을 보고받았을 뿐 비정규직 노조 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ㄷ사는 “내부적으로 경영상 필요에 의해 노조의 집회 관련 내용을 정리해 놓은 것일 뿐이며, 이를 원청업체나 외부 어느 곳에도 통지하거나 유출시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상우, 울산/김광수 기자 y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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