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전 위원장, 한나라 비례대표 뜻·간부출신 12명도 공천신청
이 전 위원장 “상황이 변해”…강재섭 대표 “추천한 분들 배달사고 없게” 화답
정계 진출을 강하게 부인해 온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28일 한나라당을 통한 정계 진출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노총이 한나라당과 맺었던 정책연대의 첫 결실이 결국 한국노총 출신 전·현직 고위 간부들의 정계 진출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민회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이용득 위원장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할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정책연대의 완성을 위해 (정치권에) 들어가라는 여론이 많다”며 “한나라당 내 한국노총 출신들을 규합해서 올바른 노사관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임사를 통해서는 “28년 동안 여러 번 감옥생활과 해고를 겪었지만, 노동철학과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내가) 유연하게 변했다고 하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발언은 정계 진출 가능성을 한사코 부인해왔던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한 방송사와 한 인터뷰에서 “과거에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국회에 간 사람들이 많아서, 2년 전 정책연대사업을 기획할 때부터 ‘나는 (국회에) 가지 않겠다’고 이미 수십 차례 공약했다”고 밝히는 등 지난달까지도 정치권 입문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이 위원장 측근들과 한국노총 간부들의 입에선 ‘임기를 마치는 이 위원장이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언급과 관측이 급속히 퍼졌다.
이 위원장과는 별개로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한국노총 출신 인사는 12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8명이 1차 공천심사를 통과했다. 이 가운데는 현직 한국노총 부위원장과 불과 몇달 전까지 한국노총 사무처장을 지냈던 이도 포함돼 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내빈으로 참석해 “한나라당과 한국노총이 정책연대했다고 하니까 ‘살짝 돌았나’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결국 기업과 노동자 모두 프렌들리해야 경제 프렌들리가 되는 것 아니냐”며 “(총선 과정에서) 한국노총이 추천하는 분들은 배달사고 없이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반면, 한국노총이 이날 정기대의원대회에 제출한 올해 정세 전망 자료에는 “성장과 투자, 규제완화를 내건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이 경제정책에 견줘 빈약하며, 공공부문에서도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통한 시장 효율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등 새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우려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윤진호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조 간부들이 노동계층의 이해와 맞지 않는 정책연대를 해놓고 곧바로 정당으로 옮긴다면, 정책연대의 목적이 과연 무엇이었는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반면, 한국노총이 이날 정기대의원대회에 제출한 올해 정세 전망 자료에는 “성장과 투자, 규제완화를 내건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이 경제정책에 견줘 빈약하며, 공공부문에서도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통한 시장 효율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등 새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우려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윤진호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조 간부들이 노동계층의 이해와 맞지 않는 정책연대를 해놓고 곧바로 정당으로 옮긴다면, 정책연대의 목적이 과연 무엇이었는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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