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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YH노조 김경숙씨 사망사건 조작됐다”

등록 2008-03-19 20:07

유신정권 말기인 1979년 8월11일 회사의 부당한 폐업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 마포구 신민당사에서 농성을 벌이던 YH무역 노조원들이 강제진압된 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보도사진연감
유신정권 말기인 1979년 8월11일 회사의 부당한 폐업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 마포구 신민당사에서 농성을 벌이던 YH무역 노조원들이 강제진압된 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보도사진연감
투신자살 아닌 후두부 치명적 상처 직접 사인인듯
진실화해위, 국가 사과 권고…박정희 재가도 확인
‘전태일 분신’과 함께 1970년대 양대 노동사건으로 거론되는 ‘와이에이치(YH) 여공 사망’ 사건이 당시 박정희 군사정권에 의해 조작된 사실이 29년만에 드러났다. 이 사건은 야당 총재 의원직 박탈과 부산·마산 시민들의 민주화운동, 유신정권의 붕괴로 이어진 도화선이 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는 1979년 경찰이 신민당사 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숨진 YH무역 노조원 김경숙(당시 21)씨의 사인은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당시 경찰은 “진압작전 개시 30분 전인 8월11일 새벽 1시30분에 김씨 스스로 동맥을 끊고 4층 강당에서 건물 뒷편 창문 아래로 투신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작성된 부검 기록을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는데 ‘주검에 동맥을 절단한 흔적이 없었고 손등에 쇠파이프로 가격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후두정부(머리꼭지에서 약간 뒤쪽)에서는 모서리진 물체에 의해 가격당한 것으로 보이는 치명적인 상처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또 “당시 부검의뢰서에 추락시간이 2시3분으로 기재돼 있고, 김경숙의 주검을 처음 발견한 경찰관 배아무개씨도 ‘작전이 개시된 뒤 사람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듣고 달려갔다’고 진술했다”며 “벽돌과 쇠파이프 등이 동원된 진압과정에서 노조 대의원이었던 김씨가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강제진압은 박 전 대통령의 재가 아래 이뤄진 사실도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김계원 청와대 비서실장과 고건 정무수석 등을 면담 조사한 결과, 진압 전날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강제해산 계획이 세워졌고 박 전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유가족과 폭행 피해자 등에게 사과하고 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조처를 취할 것을 국가에 권고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1950년 9월10일 미군 전폭기가 네이팜탄을 떨어뜨려 민간인 희생자를 낸 ‘월미도 폭격 사건’에 대해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펴기 위해 전략적 위치에 있던 월미도를 폭격한 것”으로 결론 냈다. 또 ‘국토건설 사업장 강제노역 사건’(1961년)은 “5·16 군사쿠데타 주도 세력들이 국토건설이라는 명분으로 전과자 등을 강제노역시킨 사건으로, 1980년대 삼청교육대 계획 수립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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