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의문의 백혈병’(<한겨레> 3월7일치 12면)과 관련해, 이 회사 출신 노동자와 그 유족들이 집단으로 산업재해 신청을 냈다.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28일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김옥이씨와 박지연씨, 백혈병으로 숨진 노동자 2명의 유가족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서를 냈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온양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2005년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김옥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나와 “산재를 인정받아 백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설비엔지니어 출신의 남편을 2005년 백혈병으로 잃은 정혜정씨는 “나도 10여년 동안 삼성반도체 생산공장에서 일했지만 삼성이 노동자들을 무시해 쌓였던 고름이 이제야 터진 것”이라며 “삼성에도 노동자들을 위해 싸울 단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가 지금까지 파악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관련 백혈병 피해 노동자는 지난해 6월 “화학물질에 노출돼 병에 걸렸다”며 유족급여 신청을 낸 고 황유미씨 등 모두 13명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쪽은 “개인 질병일 뿐”이라며 업무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백혈병 의혹이 확산되자, 노동부는 지난 2월부터 13개 반도체업체의 노동자 건강실태 조사를 벌인 바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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