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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이랜드 카드깡·상품권깡 ‘매출 부풀리기’

등록 2008-05-26 21:20수정 2008-05-26 23:31

이랜드 그룹 주류·식품 ‘불법 깡’ 흐름도
이랜드 그룹 주류·식품 ‘불법 깡’ 흐름도
홈에버 등 조직적 불법 혐의…경찰 압수수색
단시간에 대량판매 잦아…그룹 개입여부 조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했던 이랜드그룹이 홈에버, 뉴코아 킴스클럽, 2001아울렛 등 산하 대형 할인점 매장에서 ‘카드깡’이나 ‘상품권깡’ 수법으로 매출을 부풀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서울 가산동 이랜드그룹 사옥 전산실을 압수수색하고, ‘깡’ 거래에 쓰인 것으로 의심되는 주류·양곡 등의 매출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확인되면, 탈세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랜드 계열 할인점들이 매출 실적을 늘리려고 카드깡 업자들과 손잡았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뉴코아 직원이었던 ㄱ씨는 “다른 유통업체들도 ‘깡’을 하지만, 이랜드 계열사는 그 정도가 심해 노조가 여러 차례 회사에 문제 제기했다”고 말했다.

뉴코아 매장에서 7년 동안 계산원으로 일했던 ㄴ씨는 “야간 근무를 하러 밤 9시30분에 출근하면 담당 직원이 쇼핑백에 가득 담긴 상품권을 가져왔다. 그러면 30분 안에 수천만원 어치 물건을 판 것처럼 매출 전표를 찍었다”고 말했다. 물건들은 ‘깡’ 업자들에게 전달된다. 업자들은 주류, 라면, 세제, 샴푸, 생리대처럼 쉽게 되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물건들을 선호한다고 했다. 업자들은 신용카드나, 신용카드로 산 상품권으로 대량 구매한 물품을 되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남긴다. ㄴ씨는 “단골 업자 몇몇은 얼굴도 외울 정도였고, 카드깡이 사회문제가 된 뒤엔 상품권 깡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직원 ㄷ씨는 “팀장이나 각 물품 담당자가 지시했고, 계산원들이 매출전표 찍기를 거부하면 윗사람들이 직접 전표를 찍기도 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매출 목표에 미달하면 업자들을 불러 금액을 맞추기도 했다”며 “회사 차원에서 전 점포마다 벌어진 조직적인 범죄였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확보한 이랜드 계열 할인점들의 2007년~2008년 2월 양곡, 주류, 일반상품 매출 자료를 보면, 직원들의 말이 근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30일 홈에버 상암점에선 오후 3~6시에만 ‘내고향 쌀사랑’ 20kg짜리 1021포대가 팔렸다. 한 계산대에서 3시간 만에 3800만원어치의 ‘동일한’ 물품이 팔린 것이다. 다음날엔 20kg짜리 다른 브랜드 쌀이 2504포대 팔렸다. 같은날 홈에버 면목점에선 세제 ‘피죤’ 기획세트가 4800여개 팔렸다. ‘대량 판매’된 품목들은 항상 1~2개 계산대에서 단시간에 팔려나갔다.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하루 200만원 이상씩 팔린 특정 품목 매출액만 봐도 양곡이 530억원, 주류가 250억원 가량에 이른다.

이에 대해 이랜드 그룹 관계자는 “실무자들이 매출 목표를 채우려고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의 ‘부도덕한 거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엔 홈에버가 무허가 술 도매상과 불법 주류거래를 하다가 적발돼, 국세청 조사를 받고 일부 매장은 주류 판매허가가 취소되기도 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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