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차 운행을 거부하고 농성을 벌이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부산 남구 북항 주변 도로에서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부산/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화물연대 파업 물류마비
인천·광양항도 물동량 갈수록 줄어
정 장관-운송사 서로 “해결 나서라” 전국운수산업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15일 국내 최대 화물항구인 부산항의 일부 컨테이너부두 장치율은 이미 100%를 돌파했다. 주요 항만과 내륙 컨테이너 기지들은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 위기감 높아지는 항만과 물류기지 15일 국내 컨테이터 화물 처리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부산항의 물동량은 20%대로 줄고 일부 컨테이너부두 장치율이 한때 100%를 넘어서는 등 사실상 항만 기능이 마비됐다. 부산해양항만청의 집계 결과, 이날 낮 12시 기준 부산항의 반출입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1만2437개로, 파업 전 12일의 같은 시간 물동량의 28.8%에 불과했다. 부산항의 주요 컨테이너 운송사 10곳의 운행차량도 평소 2100여대의 21% 수준에 머물렀다. 14일 운송거부에 참여한 화물연대 비조합원 차량이 1730여대로 운송거부 참여율이 80%가 넘었으며, 화물연대 차량이 960대였다. 중앙부두의 장치율이 102.7%로 치솟았으며, 14일 101.8%였던 감만 비아이시티 컨테이너부두의 장치율은 15일 94.7%로 조금 내렸다. 평소 60%를 유지하던 인천항의 장치율도 파업 사흘 만에 75%로 뛰어올랐다. 특히 물량이 많고 장치장이 상대적으로 좁은 대한통운의 경우 90%를 넘어섰다. 인천해양항만청은 14일 자정~15일 정오 인천항에서 반출입된 컨테이너가 평소 같은 시간 처리 물량의 6분의 1에 불과한 719TEU라고 밝혔다. 파업 7일째를 맞은 평택 컨테이너 터미널에 적체된 화물은 7400TEU이며, 파업 전 하루 평균 1300TEU가 반출입됐으나, 15일에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00TEU 정도가 반출됐다.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반출입되지 않은 채 쌓여 있는 컨테이너의 장치율은 지난 12일 41%에서 15일 70%로 높아졌다. 특히 국제여객터미널은 장치율이 107%를 기록했다. 15일 평택항에서는 석재나 식품류, 기계 부속류 등 납품 날짜를 맞춰야 하는 중소기업의 임직원들이 직접 승용차나 1t 화물트럭을 타고 와 화물을 꺼내 갔다.
광양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도 평소 5000여개의 4.6%인 203개에 그쳤으며, 광양항과 여수산단의 물류 운송량도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평소 일요일 오전 1500TEU를 처리하는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는 15일 오전 50% 가량인 700TEU의 물량만 처리됐다. ■ 항구에 쌓이는 컨테이너 어떻게 하나? 장치율 100%라는 말은 컨테이너를 평상시대로 3.5단으로 쌓았을 때 더는 적재할 공간이 없다는 말이다. 15일 부산항의 경우 각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4~4.5단으로 올려쌓는 한편, 군 트레일러와 야드 트랙터 등의 운행을 늘려 포화상태의 컨테이너를 부두 밖 임시 장치장으로 옮기거나 출항선박에 선적하는 등 장치율을 낮추는 데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또 북항의 경우 컨테이너를 신항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03년에는 파업이 오래 지속되면서 부산항의 하역이 중단돼 부산항으로 오던 배들이 광양항으로 가 하역을 한 예도 있다. 이시영 부산해양항만청 상황실장은 “각 부두의 장치율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걸 막는 게 최선”이라며 “현재 상태에서 며칠을 버틸 수 있을지 예측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부산항 외에 인천·광양·평택항은 그래도 장치율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인천항의 이날 장치율은 75.1%에 이르러 13일 파업 뒤 10%포인트 높아졌으나,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인천항 근처에 5040TEU를 장치할 수 있는 빈 터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 화주들이 운송 차량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인천해양항만청은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은 “평택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우 이미 공사가 끝난 2개 선석을 조기에 개통하면 추가로 현재와 같은 규모의 컨테이너 보관이 가능해진다”고 내다봤다. 또 컨테이너 19만208개를 쌓을 수 있는 광양항의 장치율은 32%를 넘어 한달 가량 여유가 있으나, 포화 상태인 부산항의 컨테이너들이 광양항으로 옮겨올 경우 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치장이 작아 공간이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 광양 의왕 평택/신동명 정대하 김기성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정 장관-운송사 서로 “해결 나서라” 전국운수산업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15일 국내 최대 화물항구인 부산항의 일부 컨테이너부두 장치율은 이미 100%를 돌파했다. 주요 항만과 내륙 컨테이너 기지들은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 위기감 높아지는 항만과 물류기지 15일 국내 컨테이터 화물 처리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부산항의 물동량은 20%대로 줄고 일부 컨테이너부두 장치율이 한때 100%를 넘어서는 등 사실상 항만 기능이 마비됐다. 부산해양항만청의 집계 결과, 이날 낮 12시 기준 부산항의 반출입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1만2437개로, 파업 전 12일의 같은 시간 물동량의 28.8%에 불과했다. 부산항의 주요 컨테이너 운송사 10곳의 운행차량도 평소 2100여대의 21% 수준에 머물렀다. 14일 운송거부에 참여한 화물연대 비조합원 차량이 1730여대로 운송거부 참여율이 80%가 넘었으며, 화물연대 차량이 960대였다. 중앙부두의 장치율이 102.7%로 치솟았으며, 14일 101.8%였던 감만 비아이시티 컨테이너부두의 장치율은 15일 94.7%로 조금 내렸다. 평소 60%를 유지하던 인천항의 장치율도 파업 사흘 만에 75%로 뛰어올랐다. 특히 물량이 많고 장치장이 상대적으로 좁은 대한통운의 경우 90%를 넘어섰다. 인천해양항만청은 14일 자정~15일 정오 인천항에서 반출입된 컨테이너가 평소 같은 시간 처리 물량의 6분의 1에 불과한 719TEU라고 밝혔다. 파업 7일째를 맞은 평택 컨테이너 터미널에 적체된 화물은 7400TEU이며, 파업 전 하루 평균 1300TEU가 반출입됐으나, 15일에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00TEU 정도가 반출됐다.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반출입되지 않은 채 쌓여 있는 컨테이너의 장치율은 지난 12일 41%에서 15일 70%로 높아졌다. 특히 국제여객터미널은 장치율이 107%를 기록했다. 15일 평택항에서는 석재나 식품류, 기계 부속류 등 납품 날짜를 맞춰야 하는 중소기업의 임직원들이 직접 승용차나 1t 화물트럭을 타고 와 화물을 꺼내 갔다.
광양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도 평소 5000여개의 4.6%인 203개에 그쳤으며, 광양항과 여수산단의 물류 운송량도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평소 일요일 오전 1500TEU를 처리하는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는 15일 오전 50% 가량인 700TEU의 물량만 처리됐다. ■ 항구에 쌓이는 컨테이너 어떻게 하나? 장치율 100%라는 말은 컨테이너를 평상시대로 3.5단으로 쌓았을 때 더는 적재할 공간이 없다는 말이다. 15일 부산항의 경우 각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4~4.5단으로 올려쌓는 한편, 군 트레일러와 야드 트랙터 등의 운행을 늘려 포화상태의 컨테이너를 부두 밖 임시 장치장으로 옮기거나 출항선박에 선적하는 등 장치율을 낮추는 데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또 북항의 경우 컨테이너를 신항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03년에는 파업이 오래 지속되면서 부산항의 하역이 중단돼 부산항으로 오던 배들이 광양항으로 가 하역을 한 예도 있다. 이시영 부산해양항만청 상황실장은 “각 부두의 장치율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걸 막는 게 최선”이라며 “현재 상태에서 며칠을 버틸 수 있을지 예측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부산항 외에 인천·광양·평택항은 그래도 장치율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인천항의 이날 장치율은 75.1%에 이르러 13일 파업 뒤 10%포인트 높아졌으나,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인천항 근처에 5040TEU를 장치할 수 있는 빈 터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 화주들이 운송 차량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인천해양항만청은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은 “평택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우 이미 공사가 끝난 2개 선석을 조기에 개통하면 추가로 현재와 같은 규모의 컨테이너 보관이 가능해진다”고 내다봤다. 또 컨테이너 19만208개를 쌓을 수 있는 광양항의 장치율은 32%를 넘어 한달 가량 여유가 있으나, 포화 상태인 부산항의 컨테이너들이 광양항으로 옮겨올 경우 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치장이 작아 공간이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 광양 의왕 평택/신동명 정대하 김기성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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