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역대 최단기간 파업끝에 마무리 지었지만 예년에 경험하지 못했던 산별 중앙교섭과 현대차지부간 노노갈등이라는 큰 '벽'을 만나야 했다.
특히 회사측의 우려대로 중앙교섭과 지부교섭 등 이중 교섭 과정에서 잇따른 파업 등이 현실화된 만큼 내년에도 이중 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소모전'된 산별 중앙교섭 =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29일 올해 상견례를 시작하면서 부터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임협에 앞서 금속노조가 주도하는 산별 중앙교섭의 참여여부만 놓고 10여차례가 넘는 소모적인 교섭을 벌여왔다.
중앙교섭은 석달째 이어졌고 결국 여름집단휴가 전까지도 해결하지 못했다. 현대차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관련된 지부교섭인 임협은 해보지도 못했고 현대차지부는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4차례나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여름집단휴가전 임협을 끝내지 못한 것은 1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노사 교섭대표와 조합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윤여철 사장도 "다른 경쟁사는 이미 중앙교섭과 상관없이 지부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더이상의 중앙교섭 논란을 접고 우리의 문제인 임협을 풀자"고 담화문을 발표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사는 여름휴가가 끝난 지난달 5일부터 사흘간 집중교섭 일정을 잡고 중앙교섭에 대한 노사입장을 정리하기로 하면서 교섭에 속도를 내다 최종 조율 끝에 합의안을 마련했다.
중앙교섭만 놓고 협상이 석달 넘게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4차례의 파업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중앙교섭안을 거부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안 거부와 상관없이 지부교섭에 나서겠다고 전격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어렵사리 지난달 12일부터 지부교섭에 집중, 결국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게 됐다. ◆ 조합원들 금속노조 정치파업에 '염증' 느껴 = 현대차 노사가 우여곡절 끝에 산별 중앙교섭을 일단락 지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중앙교섭 과정에서 빚어진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의 정서 등이 크게 감안됐기때문이라는 것이 안팎의 시각이다. 수년간 현대차만 정치파업의 전면에 나서면서 임금손실은 물론 국민적 비난까지 거세지는데 대해 조합원 사이에서는 정치파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폭넓게 형성돼 있었다. 이런 조합원의 반대여론 형성이 지난 6월 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금속노조의 파업 찬반투표에서 부결을 이끌어냈고 지루하게 계속된 산별교섭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지부교섭으로 전환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그 동안 산별교섭의 문제점을 먼저 개선, 대기업이 산별교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존의 원칙을 준수하는 일관된 협상 자세를 고수했다. GM대우가 잠정접근안을 일찌감치 도출한 상황에서 자칫 금속노조와 극한 대립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현대차가 원칙을 지킨 것은 한국 자동차 대표기업으로서 건전한 한국적 산별체제의 정착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한국 노사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하려는 노력과 의지를 보여줬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는 "현대차 노사의 중앙교섭 잠정합의안은 향후 산별 노사교섭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산별교섭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바람직한 산별 발전을 도모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에도 금속노조가 또다시 대기업의 산별교섭 참여만을 주장하며 파업을 강행할 경우 현대차 노사는 이중교섭에 따른 폐해에 또 다시 노출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 (울산=연합뉴스)
하지만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안 거부와 상관없이 지부교섭에 나서겠다고 전격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어렵사리 지난달 12일부터 지부교섭에 집중, 결국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게 됐다. ◆ 조합원들 금속노조 정치파업에 '염증' 느껴 = 현대차 노사가 우여곡절 끝에 산별 중앙교섭을 일단락 지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중앙교섭 과정에서 빚어진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의 정서 등이 크게 감안됐기때문이라는 것이 안팎의 시각이다. 수년간 현대차만 정치파업의 전면에 나서면서 임금손실은 물론 국민적 비난까지 거세지는데 대해 조합원 사이에서는 정치파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폭넓게 형성돼 있었다. 이런 조합원의 반대여론 형성이 지난 6월 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금속노조의 파업 찬반투표에서 부결을 이끌어냈고 지루하게 계속된 산별교섭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지부교섭으로 전환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그 동안 산별교섭의 문제점을 먼저 개선, 대기업이 산별교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존의 원칙을 준수하는 일관된 협상 자세를 고수했다. GM대우가 잠정접근안을 일찌감치 도출한 상황에서 자칫 금속노조와 극한 대립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현대차가 원칙을 지킨 것은 한국 자동차 대표기업으로서 건전한 한국적 산별체제의 정착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한국 노사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하려는 노력과 의지를 보여줬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는 "현대차 노사의 중앙교섭 잠정합의안은 향후 산별 노사교섭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산별교섭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바람직한 산별 발전을 도모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에도 금속노조가 또다시 대기업의 산별교섭 참여만을 주장하며 파업을 강행할 경우 현대차 노사는 이중교섭에 따른 폐해에 또 다시 노출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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