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평택지역 비정규 연대회의’가 비정규직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정규직→ 비정규직 전환배치
쌍용차 “노사합의 따른것”
쌍용차 “노사합의 따른것”
쌍용자동차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28일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만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비정규직 지회장 김운산(42)씨는 “결국 비정규직이 희생양이 됐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발표된 쌍용자동차 노·사 구조조정 방안은 다음달 3일까지 일부 정규직 노동자를 비정규직 일자리로 전환 배치하고, 그만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떠나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 노동자 일자리의 ‘안전판’으로 삼은 셈이다.
구조조정 방안을 보면, 사내 12개 하청업체 노동자 620여명 가운데 350여명이 일자리를 떠나 평균임금의 70%를 받는 유급휴가에 들어간다. 노·사는 이들 비정규직들의 신분은 계약기간인 내년 9월까지 보장하고, 유급휴가 기간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내년 9월 이후에는 아무런 기약이 없다. 김 지회장은 “결국 나가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도에도 정규직 노동자를 비정규직 일에 전환 배치하면서 사내 하청 노동자 400여명이 회사를 떠난 바 있다. 정규직 임금의 절반을 받으며 조립과 차체 라인에서 궂은 일을 해 왔지만, 고비마다 비정규직은 구조조정의 ‘제물’이 되는 셈이다.
물론 쌍용자동차의 상황이 비정규직에게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된 뒤 지난 4년 동안 정규직 550여명과 비정규직 600명 등 모두 1200명의 노동자들을 내보냈다. 그 사이 연간 생산 대수도 2005년 14만대에서 2008년 6만6천여대(9월까지)로 떨어졌다. 심지어 하루 평균 2∼5시간씩 이른바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계획정지까지 실시 중이다.
평택 비정규노동센터 남정수 소장은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할 때 1조2천억원을 투자하고 연간 33만대 생산 체제를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중국 현지에 자체 생산 설비를 갖추고 기술을 넘겨받으면서 한국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에 대해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며, 강제 구조조정을 피하려고 노·사가 인원 전환 배치에 합의한 바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1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평택지역 비정규 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10시 비정규직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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