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이랜드 노조, 마지막 문화제…“노조 지킨다” 연대 다짐

등록 2008-11-16 20:26

이랜드 일반노동조합 노조원들이 지난 14일 저녁 서울 상암동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연  ‘마지막’ 투쟁문화제에서 빨간 장미꽃 수백 송이로 만든 펼침막을 들고서 서로 얼싸안고 울먹이며 아쉬움을 나누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이랜드 일반노동조합 노조원들이 지난 14일 저녁 서울 상암동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연 ‘마지막’ 투쟁문화제에서 빨간 장미꽃 수백 송이로 만든 펼침막을 들고서 서로 얼싸안고 울먹이며 아쉬움을 나누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장미처럼 처음처럼
‘잡은 손 놓지 맙시다.’

빨간 장미꽃 수백 송이로 펼침막에 ‘연대’의 글귀가 아로 새겨졌다. 지난 14일 밤 열린 이랜드 일반노동조합의 ‘마지막’ 투쟁문화제는 지난 510일 동안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한 아줌마 조합원과 학생·시민 등 300여명이, 연대의 희망을 담아 한 송이씩 꽃을 꽂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7월 서울 상암동 홈플러스(옛 홈에버) 매장 점거농성 때 꽃을 꽂아 ‘일하고 싶어요’라는 펼침막을 만든 뒤 17개월만에, 이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이날 문화제는 그동안 이랜드노조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준 이들에게 조합원들이 직접 만든 파전을 대접하는 등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였다. 조합원들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처음엔 ‘투쟁’이란 구호도 낯설었다던 아줌마들은 이제 자연스럽게 팔뚝질도 하고, 율동·노래패를 만들어 직접 공연도 했다. 이경옥 부위원장은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복직 통지 받게 된다면, 내가 평생 일할 홈플러스에서 작은 미소로 동지 부르리~’라며, 회사의 거부 탓에 복직하지 못하는 마음을 담아 개사한 노래를 열창해, 조합원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

이번주부터 180여명 조합원들은 차례로 일터로 돌아가지만 노조 간부 12명은 복직하지 못한다. 이랜드·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홈플러스) 등 3개 지부로 꾸려졌던 이랜드일반노조도 분리된다. 이랜드그룹 소속 노조 간부 6명의 징계해고 문제도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들이 ‘새로운 현장 투쟁’을 강조한 것은 그래서다. 김경욱 위원장은 “510일 동안 싸워 얻어낸 비정규직 고용 보장 등 성과를 위해 노조를 지켜낼 수 있죠?”라며 거듭 조합원들의 다짐을 받아냈다. 내내 꾹꾹 눌렀던 눈물은 꽃으로 수놓은 펼침막 뒤에서 ‘함께 가자’는 노래를 부르는 마지막에야 터졌다. 조합원들은 노조 간부들을 부둥켜안고 흐느꼈다. 하지만 이들은 끝이 아니라고 했다. 한 조합원은 “물대포에도 굴하지 않고 싸웠던 기억을 잊지 않고, 당당한 노동자로 연대하며 살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