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당장 탈퇴투표 아니다”
뉴라이트 신노동연합도 활동 ‘주춤’
뉴라이트 신노동연합도 활동 ‘주춤’
최근 충남 천안시의 건설제조업체인 승일실업 노조 등이 민주노총을 잇달아 탈퇴함에 따라,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이 아닌 이른바 ‘제3노총’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민주노총에서 나온 노조는 울산의 폐기물처리 업체인 ㈜엔시시 노조(노조원 35명), 경기 화성시의 영진약품 노조(270명), 승일실업 노조(120명), 서울의 그랜드힐튼호텔 노조(203명) 등 네 곳이다.
새 노총 추진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정연수 서울메트로(전 서울지하철) 노조 위원장은 “정부 투자기관, 공기업의 노조 등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영향을 받는 부문들의 노조가 모여 장기적으로 정부와 협상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지금 교섭 틀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공기업 노조 위주의 상급 단체를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공공부문의 새로운 산별노조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논의가 얼마나 파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민주노총 탈퇴 투표를 했다가 부결된 바 있는 인천지하철 노조의 이성희 위원장은 “(새 노총 결성) 이야기는 무성한데, 뭔가 성격이 갖춰지고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을 탈퇴한 노조들이 이런 흐름에 결합할지도 불투명해 보인다. 승일실업 노조의 김삼성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정치투쟁에 대해 ‘100%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회사 울타리 안에서 해 보고 싶어 탈퇴했다. 뉴라이트나 다른 곳에서 접촉해 온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도 어렵고, 위에 내는 조합비도 적은 돈이 아닌데 자체적으로 쓰자는 얘기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제3노총 결성을 염두에 두고 2006년 등장한 보수 성향의 ‘뉴라이트 신노동연합’은 활동이 주춤한 상태다. 임헌조 뉴라이트 전국연합 사무처장은 “권용목 대표가 숨진 뒤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지금은 제3노총 형태를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노동운동을 갈망하는 그룹과 대화를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제3노총의 실체도 없는데, 내년 복수노조 허용을 앞두고 정부와 보수 언론이 띄워주면서 민주노총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수 서울메트로 위원장은 “당장 민주노총 탈퇴 투표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언론이 (민주노총과의) ‘대립’처럼 몰고 가는 것도 잘못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 노동문제 전문가는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을 껴안고 실질적으로 조직화하는 논의가 아니라, 새로운 노총을 말하는 것은 정규직 노조의 이익 강화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완 최원형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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