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결의…경찰과 충돌 457명 연행

대전 정부 청사 옆 시민공원서 6천여명 참석 총회열어
행진 중 경찰과 격렬 몸싸움…경찰 포함 150여명 부상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가 16일 대전에서 총파업을 결의한 뒤 시위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해 노조원 457명이 연행되고, 150여명이 다쳤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정부 대전청사 옆 시민공원에서 전국 15개 지부 조합원 6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했다.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은 “대한통운에서 해고된 조합원들의 복직을 요구하던 박종태 열사가 목숨을 던졌는데도 정부와 사쪽은 탄압과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총파업 투쟁으로 박 열사의 뜻을 받들고 노종자의 생존권을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파업에 들어가지 낳고 시기, 방법 등은 집행부가 따로 정하기로 했다. 전국운수노조 정호희 정책실장은 “우선 정부, 대한통운 등 사쪽과 대화를 한 뒤 추이를 지켜볼 방침”이라며 “17일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하고 있는 건설노조 등 민주노총 각 부문과 연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총파업 결의 뒤 같은 장소에서 광주항쟁 29돌 전국노동자 대회를 연 민주노총 조합원 등 1만여명과 함께 집회와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오후 4시30분께 중리동 네거리를 거쳐 박씨가 안치된 중앙병원까지 거리 시위를 한 뒤 오후 6시30분께 대한통운 대전지사까지 거리 행진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경찰은 물대포와 진압봉 등으로 대나무 만장 등을 휘두르는 시위대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50여명과 경찰 100여명이 다쳤으며, 경찰버스 수십대의 유리창이 부서지는 등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를 뚫고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에서 시위를 하다 8시20여분께 해산했다. 그러나 곧바로 경찰이 진압작전을 펴 노동자들을 무더기로 연행했다.

경찰은 연행 노동자 457명을 대전 동부경찰서 등 5곳으로 분산해 조사를 하고 있으며, 시위 현장 영상 등으로 가담 정도를 따져 사법 처리 수위를 가릴 참이다.

대전지방경찰청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죽창으로 무장한 시위대가 경찰 2명에게 중상을 입혔으며, 경찰버스 등 차량 99대, 진압장비 155점이 피해를 입었다”며 “경찰을 폭행하고 공용물을 부순 시위자는 구속하고, 민주노총·화물연대 집행부 등 집회 주동자는 조기 검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상황을 집계해 민주노총·화물연대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앞으로 이들이 주최하는 집회는 금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상현 화물연대 법규부장은 “경찰이 마무리 집회 뒤 스스로 해산한 뒤 식사를 하거나, 귀가하려는 노동자까지 무차별적으로 연행했다”며 “해산이 아닌 검거 목적으로 돌변해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친 경찰의 과잉진압 책임을 끝까지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