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노동계, 대화신호 보내는데…정부 ‘법 만능’ 몰아치기

등록 2009-05-19 07:55수정 2009-05-19 10:05

‘6월 총력투쟁’ 싹 자르기 공안드라이브 일환
이 대통령 “유연성 확대 늦출 수 없다” 강공
건설노조 내주 파업…화물연대 “이번주 결정”
검찰과 경찰이 이례적으로 노동자 집회에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운수산업노동조합(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연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을 무더기 형사처벌하는 등 ‘법과 원칙’을 내세우며 노동계를 몰아붙이고 있다. 공권력의 이런 강경 대응은 ‘비정규직법·근로기준법 개정’ 등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정부, 노동 유연성 확대 공세

특수고용직은 노동 유연성의 ‘정점’에 있는 노동 형태라 할 수 있다. 용역·파견이나 기간제·시간제 등 여느 비정규직과 달리, 노동 관련 법률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계약 해지, 곧 해고가 쉽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이어 18일 라디오 국정연설에서도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우리의 중요한 과제”라고 거듭 밝혔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도 이날 특수고용직 종사자는 개인 사업자이지 노동자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 장관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사업주로서, 임의단체를 만들어 관련 부처, 사용자단체와 협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대응은 일차적으론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드러내는 것으로 읽힌다. 노동부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냈지만 국회가 시큰둥한 반응이어서, 정부는 속을 태우고 있다. 야당은 개정안을 반대하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도 이견이 표출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또 노동 유연성을 확대하고자 해고 요건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정리해고 요건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경영상의 필요’로, 해고 통보 시점을 ‘50일 전’에서 ‘30일 전’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르면 9월 정기국회까지 개정안을 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경 태도는 최근 ‘촛불집회 1년 문화제’ 참가자의 무더기 연행,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 등 ‘공안 드라이브’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계가 ‘6월 총파업을 비롯한 총력투쟁’을 벌일 수 있는 점을 의식해, 이를 미리 억제하려고 초강경 대응을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노동계 “대화 원하는데, 자꾸 밀어붙인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무더기 형사처벌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대화도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한 달 동안의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한 대정부 교섭안을 19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특수고용직 노동권 보장,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 등 노동 현안에 대한 교섭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영희 장관은 이날 “위법적 행동을 불사하며 대화하자고 하면, 정부로서는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특수고용직 가입 노조들이 먼저 파업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덤프트럭·레미콘 기사들이 소속된 건설노조가 오는 27일 상경투쟁을 시작으로 파업에 돌입한다. 화물연대도 이번주 안에 총파업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은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부가 강경 대처 의사를 분명히하고 있어 노-정 갈등은 더욱 극단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떴다방·공모주 광풍…‘대박의 추억’ 꿈틀
▶ 노동계는 대화신호, 정부는 ‘법 만능’ 몰아치기
▶ 법원행정처 ‘신영철 바람막이’ 행보
▶ 베트남 신종플루 추정환자 감염 확진
▶ 고용보험 안들었어도 실업급여 받는데…
▶ 김지하 “작가는 좌-우 오갈 자유 있어야”
▶ 가정 챙겨주는 ‘살뜰한 회사’ 는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