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원들이 1일 낮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굴뚝 위에서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씌여진 손수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회사안보다 1천억 더 절감…“직장폐쇄 철회를”
쌍용자동차 노조가 회사 쪽의 대규모 해고 방안보다 인건비를 1천억원 이상 더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자구안을 내놓고 정부에 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회사 쪽은 “이번 방안이 기존에 노조가 주장해온 방식과 다른 점이 없으며, 인력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는 1일 오전 평택공장 굴뚝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쌍용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2833억원 인건비 절감 방안을 발표하고 회사 쪽에는 ‘직장폐쇄 철회’를, 정부쪽에는 ‘노정 대화’를 요구했다.
노조의 방안을 보면, 회사가 대규모 해고 방안을 철회하면, 노조원들은 미지급 인건비를 담보로 한 대출 투자 1870억원, 근무형태 변경 759억원, 무급휴직 204억원 등 모두 2833억원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3월 2800여명의 노동자를 해고해 1895억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창근 쌍용차 노조 기획부장은 “노조의 인건비 절감 방안이 회사의 인력 감축안보다 효과가 단기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근무형태 변경 등을 2년 동안 우선 시행하고, 경영 상황에 따라 추가 연장한다면 회사 정상화까지 지속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회사와 정부가 노조의 자구방안과 노·정 대화를 외면하고 노동자들을 계속 내몰면, 20일째 굴뚝에서 농성중인 조합원 3명의 단식투쟁과 ‘생산시설의 요새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자구안에 대해 회사 쪽 관계자는 “노조의 회생안은 지금까지 노조가 계속 주장해온 일자리나누기 방식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며 “인력 구조조정은 법원, 채권단 등 관계인 모두와의 합의사항이므로 계속 추진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지난 3월 2800여명의 노동자 해고 방침을 밝힌 뒤 지난달 31일 직장폐쇄 조처했으며, 오는 8일 노동부에 해고자 명단을 통보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4일 쌍용차 노조가 회사의 단체교섭 기피를 이유로 낸 두 차례 중재신청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고 “구조조정 등에 관한 사항은 노사가 협의해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평택/홍용덕, 이형섭 기자 ydhong@hani.co.kr
쌍용차 노사 인건비 절감액 비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