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총 지도부 항의농성
비정규직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두 달 넘게 파업을 벌여온 울산건설플랜트노조 노동자 600여명이 서울에서 삼보일배 행진을 벌이다 모두 연행됐다.
건설플랜트노조원과 일부 덤프연대 조합원들은 23일 오후 1시50분께 “인간답게 살고 싶다” 등의 내용이 적힌 펼침막을 앞세우고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청와대를 향해 1박2일 일정의 삼보일배 행진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은 대열이 300m 가량 나아가 이화사거리에 이르자 “신고하지 않은 집회”라며, 3000여명의 전투경찰을 동원해 강제연행에 나섰다. 연행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저항하지 않아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집회 참석자들은 “같은 건설연맹에 속한 덤프연맹이 집회신고를 냈고, 이들과 연대한 집회이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또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 등 70여명은 이날 저녁부터 서울 미근동 경찰청 청사 앞에서 “평화적인 삼보일배 행진을 탄압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연행 노동자들을 전원 석방하라”며 항의 농성에 들어갔다.
앞서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1시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에스케이(SK)의 노사교섭 참여’와 ‘경찰의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했다. 건설플랜트노조는 “파업 5일 만에 노조 간부들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경찰은 울산시청을 항의방문한 노조원 825명 전원을 연행하는 등 탄압을 계속해 왔다”고 주장했다.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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