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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블로그] 한심한 노동운동의 장래

등록 2010-01-04 16:31

과거 내가 대학을 졸업할 당시는 공무원, 교사, 경찰, 공기업직원은 기피대상이었다. 월급도 낮고 자기만족도도 낮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이 되었고 오늘날 가장 많은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목매고 교사 임용시험은 엄청난 경쟁률로 점차 고시처럼 변해간다.

공기업은 적자투성이지만 가장 많이 놀고 가장 많은 보수를 받고 공무원과 교사와 경찰은 성폭행만 안하면 잘리지 않는 철밥통의 대명사인 안정된 직장이기 때문이다.

보험사 제약회사 자동차 세일즈 같은 영업직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오늘날 영업직도 가장 촉망받는 직업중의 하나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특정 직종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작심하고 비정규직에게 감사할 줄 모르는 자들에게 경고하려 함이다.

1970년 아름다운 22살의 전태일 청년이 청계천거리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임금과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의 개선을 요구하며 자신의 몸을 스스로 불살랐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라는 그의 절규는 이후 우리의 노동운동의 횃불이 되어 청계 피복노동조합을 시작으로 70년대에만 전국에서 2500여개에 달하는 노동조합이 결성되었고 우리사회를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박정희 시대의 경제개발과 고도성장은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것이었으나 노동자들은 기업과 자본가의 착취의 대상일 뿐 기본적 권리조차 갖지 못하고 있음을 노동자들이 깨달았던 것이다.

만약 우리에게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외친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호소가 없었다면 우리는 결코 오늘날의 물질적 풍요를 갖지 못햇다고 나는 단언한다. 어용노조가 판치는 가까운 일본은 국세청의 발표를 보면 일본은 지난 10년 동안 3~5% 올랐을뿐이어서 대부분의 노동자들의 소득이 20년전으로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소비부진으로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되고 기업들은 임금을 삭감하고 소득이 줄어든 노동자들은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의 함정에 빠져 심각한 디플레이션 상황에 접어들어 국가경제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우리의 노동운동은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봉급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10년동안 봉급수준이 90%인상되었다. 전교조의 활동으로 교사들의 근무여건도 엄청나게 좋아졌고 공무원과 대학교수들과 공기업과 경찰도 여기에 편승했다.

노동자들의 월급이 많아지면 소비가 활발해지고 그들의 소비는 기업들의 이익으로 되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이룩하여 국가경제에 이바지한다. 우리경제의 발전은 노조의 공이 큰 것이다. 그러나 전태일이 외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지만 오늘날 대부분 노동조합의 노조원들은 좋은 근로조건을 누리며 권력화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세계경제가 침체되어도 우리 대기업들은 엄청난 실적을 올리고 사상최대의 순익을 기록하고있다. 이런 대기업의 엄청난 선전에는 여전히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배어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OECD국가중 가장 긴 근로시간과 가장 적은 휴일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많은 시민들은 고소득과 좋은 조건의 대기업 노조나 철도노조같은 공기업 노조의 파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다. 얼마나 더 많이 받고 얼마나 더 편하게 근무하려는가? 아직도 수많은 전태일 청년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위킹푸어로 고생한다.

대기업 노동조합과 전교조와 공무원 노조의 막강한 권력과 좋은 근로조건은 이들 비정규직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버즈 두바이다. 학교에서는 보조교사들이 정규직 교사들의 시다노릇을 한다. 정규 공무원인 환경미화원은 엄청난 조건을 누리지만 비정규직 환경미화원은 오늘도 배고프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오늘도 대기업노동자들의 막강권력과 높은 봉급을 위해 희생한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자신들의 힘을 발휘하는 흔적은 별로 없다.

이명박 정부의 노동조합이나 워킹푸어에 대한 시각은 박정희시대와 다를 바가 없다. 경찰과 헬기를 동원하여 적군을 사살하듯 공격한 쌍용차 사태에서 우리는 1979년의 YH무역사태의 재판을 본다. 철거민들을 불태워 죽인 용산참사와 마구잡이 노점상 철거에서 우리는 70년대 미아리 판자촌의 철거광경을 다시 본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갈수록 가속되고 있는 노동탄압은 전태일의 정신을 다시 되새기게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부분 노동조합원들은 더이상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40년 전의 전태일 청년을 착취하던 공룡이요 자본이요 노동귀족이다. 이명박 정부와 노동조합이 적대적인 관계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착취하여 그들을 위킹푸어로 만든다는 점에서 민노총 한노총은 기막히게 이명박 폭력정권과 배포가 들어맞는다.

아름답던 전태일 청년이 시작한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의 존재는 별볼일 없던 일부의 소위 공돌이 공순이들과(죄송) 공무원, 공기업직원, 교사들을 오늘날 최고의 직종으로 만들었고 사회전반의 소득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그들이 다시 정부, 기업과 함께 워킹푸어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계급이 된 사실에서 절망을 느낀다.

나는 권력화되고 조합원 이기주의에 빠진 노동조합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대신 비정규직과 위킹푸어들의 노동조합이 현 노조의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면 오늘날의 대부분의 민노총과 한국노총 산하의 노조는 더이상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기업과 자본과 자기도 모르게 결탁한 착취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랜드 회장이 100억원을 십일조로 냈다고 자랑하면서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광경을 똑똑히 보았다. 그때 민노총은 무슨 큰일을 했는가? 왜 성추문에 휘말리면서도 자신들의 일처럼 적극 나서지 않았는가? 나는 더이상 비정규직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만을 위해 극렬투쟁하는 노조에 과거의 노동조합처럼 박수를 보내기 싫다.

세계 10위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했지만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22살 꽃다운 나이를 바쳐 절규하던 노동조건이 아직도 살아있는 대한민국이다. 자신들의 노동조건에 만족하는 노동자들이 절반에 달하는 수많은 비정규직 전태일 청년들을 외면하는 대한민국은 분명 비정상이다.

노조덕분에 잘먹고 잘사는 경찰과 공무원은 국민위에 군림하고 여전히 비리와 뇌물에 물들어있고 오늘도 시간외 수당을 위해 퇴근후 놀다가 다시가서 타임카드를 찍는 도둑놈들이다. 철밥통 교사들은 정부에 발맞추어 99%의 사교육 학원강사들이 저임금 비정규직 파리목숨 임을 외면하고 대책없는 사교육 폐지를 외친다. 자신들은 학교에서 야자시간에 돈받고 시간 외 강의하면서 수십만명 파리목숨 저임금 학원강사들은 어찌할 건가? 극우보수들에게 빨/갱/이/로 낙인찍히고도 대책없는 전교조가 한심하다.

한나라당과 결탁한 한노총은 해체되어야하고 성추행은 할 줄 알면서도 노동운동에서 아는 것은 극렬 폭력투쟁 외엔 없어 경찰의 강경진압을 당연하게 만들어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폭력노조라는 극우보수들의 공격과 손해배상 청구에 속수무책인 민노총이 한심하다. 기업과 노조는 상생관계이어야 함에도 기업과 노조가 적이라는 이명박 정부와 극우보수들의 술책에 넘어간 대기업 노조들이 한심하다.

앞으로 노동운동이 환영받으려면 먼저 노조를 위해 피와 땀을 바친 비정규직에 감사하라! 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을 70년대와 같은 비정규직 전태일 청년들에게 나누어 주라! 노조는 기득권을 지키기보다 불의와 비리척결을 위해 맞서 싸우라! 노조는 경찰이 때리면 맞아라! 노조는 머리 좀 써라! 정부와 기업과 노조는 머리를 맞대고 워킹푸어 비정규직 대책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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