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금속노조 21개 사업장 3200명 ‘연대파업’
경북 경주 지역 21개 사업장 노동자들이 한 사업장의 직장폐쇄에 맞서 지역 연대파업에 들어갔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경주지부는 8일 지부 산하 사업장인 다스, 에코플라스틱 등 21곳의 노동자 3200여명이 이날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들이 연대투쟁에 나선 것은 직장폐쇄가 20여일째 계속되고 있는 같은 지부 소속 ‘발레오 전장시스템 코리아’의 노동자 600여명을 돕기 위해서다.
발레오 전장시스템은 현대자동차 등에 시동모터 등을 납품하는 회사로, 경주지부에 속한 사업장들은 현대차 하청공장이 많다. 경주지부 쪽은 “9일부터는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가 현대차 생산에도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대파업에 앞서 경주지부 조합원들은 지난 5일에는 잔업을 거부했고, 주말인 6~7일에는 특근을 거부했다.
발레오 전장시스템의 직장폐쇄 사태는 회사 쪽이 지난달 경비직 14명을 외주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노조 쪽은 경비직이 외주화되면 생산 업무도 외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해 투쟁에 나섰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 16일 설연휴가 끝나자마자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경비 250여명을 투입해 공장 출입을 막았다.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회사가 단체협약과 노사합의 사항을 위반하고 직장폐쇄를 단행해, 노조가 파업에 나서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쪽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발레오그룹이 지난해 충남 천안의 발레오 공조 코리아를 청산한 것처럼, 발레오 전장시스템 또한 청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민석 경주지부 선전부장은 “현재 발레오 사쪽에선 생산직 구조조정과 회사 청산까지 언급하고 있다”며 “지부 소속 노동자들은 발레오가 구조조정된다면 지역의 다른 공장 노동자들도 구조조정에 휩쓸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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