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주공장 잔업거부…경주 발레오사태 해결 촉구 결의대회
사내하청 노동자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연대’가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12일 전북 전주에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정규직 노동자 3500여명이 주야 2시간씩 잔업을 거부했다. 사내하청 노동자 18명의 해고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 5일에 이은 두번째 잔업 거부 투쟁이다. 1200여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잔업 거부에 동참했다. 이들 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에 가입한 200여명은 주말인 13~14일 특근도 거부하기로 했다. 신분이 불안정한 사내하청 노동자의 경우, 특근을 거부하려면 해고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정규직 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전주공장위원회는 지난 10일 노사 협의를 통해 계약이 해지되는 사내하청 노동자 18명의 고용을 보장하려 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회사 쪽은 이들이 다른 업체에 단기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이에 대한 합의서는 남길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공장위원회의 한 간부는 “비정규직과 연대하지 않으면, 다음 구조조정 차례는 정규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북 경주시 황성공원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3000여명의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금속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어, 회사 쪽의 외주화 도입에 따른 갈등 끝에 공장이 폐쇄된 ‘발레오 전장시스템 코리아’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비정규직 없는 공장’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지난달 경비업무를 외주화하겠다고 나서면서 노사 갈등이 발생했다. 회사 쪽의 직장폐쇄 조처가 20여일째에 이르자, 금속노조 경주지부 3200여명의 노동자들은 지난 9일 하루 연대 파업을 한 바 있다.
박점규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사내하청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규직 노조가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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