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쪽 “일감없어…명퇴 400명 밑돌면 불가피”
노조 “의도적으로 수주 줄여…총파업 맞설것”
노조 “의도적으로 수주 줄여…총파업 맞설것”
지난 2월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해 전면 파업에 들어갔으나 파업 첫날 노사가 극적으로 상생에 합의했던 한진중공업 노사가 10개월 만에 다시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 정리해고에 전면파업 회사 쪽은 20일 “24일까지 영도조선소 180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퇴직금 외에 12~15개월치의 위로금을 더 주는 조건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신청자가 400명을 밑돌면 내년 2월7일자로 최대 400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쪽은 다음달 5일 부산고용노동청에 경영상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 계획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정리해고 대상자한테 통보할 계획이다. 대상자 수는 400명에서 희망퇴직 신청자를 뺀 인원이다.
이에 맞서 노조원 1200여명은 이날 아침 8시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회사가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파업을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전국금속노조,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으로 꾸려진 민생민주부산시민행동은 이날 오전 10시 조선소 앞에서 집회를 열며 노조와 연대를 다짐했다.
■ 생존 위한 고육책인가 고의적 수주 회피인가 회사 쪽은 “지난 2년 동안 수주를 하려고 60차례나 견적을 냈으나 단가가 맞지 않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데다 내년 상반기 2년 전에 수주한 선박 건조가 끝나면 일감이 없어져 생존의 갈림길에 선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1937년 한국 최초의 조선소로 출발한 영도조선소는 현대·삼성·대우 등 경쟁사들보다 규모가 10~18배나 작고,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만조선소 노동자들보다 임금이 20배나 높아 인력을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을 생산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 쪽은 “회사 쪽이 구조조정의 명분을 쌓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박을 한 척도 수주하지 않았으며, 애초부터 영도조선소 살리기에는 관심이 없고 수빅만조선소에만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늘렸다”고 맞서고 있다.
최우영 노조 사무장은 “지난 10년 동안 46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오너와 주주들은 해마다 주식 배당을 받았다”며 “잘나갈 때는 투자에 인색하더니 잠깐 불황이 왔다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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