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갈등 일지.
수주량 전무? “2년째 빈손”-“수빅조선소로 물량 돌려”
벌크선 단가? “6500만~7000만 달러”-“비용 부풀려”
경쟁력 상실? “고비용 저효율”-“경쟁사보다 임금 낮아”
벌크선 단가? “6500만~7000만 달러”-“비용 부풀려”
경쟁력 상실? “고비용 저효율”-“경쟁사보다 임금 낮아”
부산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을 통해 정규직 생산직 1100여명 가운데 400명(약 36%)을 감축하려고 해 노사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회사 쪽은 고비용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다음달 14일까지 400명 감축을 강행하겠다는 태도다. 노조는 회사 쪽이 위기론을 퍼뜨려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며 지난달 20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 해를 넘기며 장기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한진중공업 노사간 쟁점을 정리했다.
■ 일부러 수주하지 않는다? 회사 쪽은 지난 2년 동안 120여 차례나 각국 선주사들한테 견적을 보냈지만 어디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그 이전에 수주했던 선박의 공사가 끝나가는 올해 5월이면 영도조선소를 모두 놀려야 하므로, 희망퇴직 신청자 141명을 뺀 나머지 259명을 예정대로 정리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조 쪽은 경영진이 2007년 12월 완공한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물량을 몰아주려고 영도조선소는 일부러 수주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빅조선소가 3년치 물량을 확보하는 등 일감이 넘치는데도, 지난해 11월 3800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나타내는 단위)급 컨테이너선 8척을 수빅조선소로 또다시 돌렸다는 것이다.
■ 수주단가 논란 경영진은 수주를 못한 것은 영도조선소의 선박 건조비용이 경쟁사보다 15~20% 이상 높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가격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현재 18만t급 벌크선의 선박가격은 5500만~6000만달러 수준인데, 영도조선소의 건조비용은 6500만~7000만달러 수준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경영진이 고비용 구조를 부각하려고 선박 건조비용을 부풀렸다고 비판한다. 회사가 지난달 15일 노조에 4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보낸 공문에서는 18만t급 벌크선의 수주단가를 6258만달러라고 했다가, 같은달 27일 보도자료에서는 6500만~7000만달러로 올린 것을 근거로 들었다.
■ 정리해고 목적 논란 74년 역사의 영도조선소는 국내 대형 조선소의 20분의 1 수준인 26만4000㎡(8만평) 규모이고, 도크 크기도 대형 조선소의 절반 수준인 200~300m여서 대형 선박을 만들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회사는 말한다. 그런데도 인건비는 대형 조선소와 비슷하거나 웃돈다고 주장한다. 조직의 군살을 빼서 특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임금 수준이 국내 다른 경쟁사들보다 낮다고 반박했다. 2008년 한진중공업의 평균 임금은 5290만원으로, 경쟁사인 에스티엑스(STX)조선의 6690만원보다 1400만원(20.9%)이나 낮다는 것이다.
노조 쪽은 “2003년 김주익 전 노조 위원장이 선박 크레인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뒤부터 임금·단체교섭에서 노조에 밀려온 경영진이 교섭 주도권을 다시 쥐려고 정리해고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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