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m 높이 타워크레인. 뒤편으로 자갈치시장, 부산타워 등 부산시내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하지만 바다에 인접한 크레인 위로는 살을 에는 칼바람이 분다. 문철상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장(작은 사진 오른쪽)과 채길용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왼쪽)이 14일 새벽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2안벽 크레인에 올라가 생존권을 지키려는 농성에 들어갔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인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도 지난 1월6일 이곳에서 150여m 떨어진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지원 농성을 벌이고 있다. 85호 크레인은 2003년 고 김주익 지회장이 129일간 농성을 벌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곳이다.
지난해부터 정리해고를 예고해온 한진중공업은 14일 직장폐쇄를 결정하고 15일 생산직 직원 172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는 “정리해고 대상자를 포함한 모든 노조원들이 회사의 퇴거 요청에 응하지 않고 옥쇄투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살기 위해 싸운다”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싸움은 크레인 위에서 또 아래서 이어지고 있다.
부산/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172명 정리해고’ 한진중공업 노조 고공농성
문철상 (오른쪽)과 채길용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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