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조종사 노조 ‘파업 경고’…‘항공대란’ 위기

등록 2005-06-30 17:00수정 2005-06-30 17:00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7월5일 24시간 시한부 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하는 등 양대 항공사 조종사 노조가 `실력행사'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여 여름철 성수기 `항공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상대적 고소득층인 조종사들이 `생존권 보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협상조건을 내세운 것에 대해선 비난 여론마저 일고 있다.

핵심 요구사항 뭔가 = 조종사와 회사의 입장은 가파른 대립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비행환경 개선', `직업 안정성 확보' 등 두 가지 주장을 큰틀로 삼아 △장거리 비행(8∼12시간)시 현지 휴식시간을 현행 24시간 안팎에서30시간 이상 보장 △시뮬레이터(비행 가상훈련) 심사 연 2회에서 1회로 축소 △정년(현 55세) 59세로 연장 △사고 조종사에 대한 회사징계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현재의 파격적 근무조건에 추가한 더 많은 해외 휴식시간부여 △비행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조종사 비행훈련 심사의 축소와 기준 완화 △비행부적격 조종사에 대한 고용 보장과 정년 연장 등의 주요 요구사항은 `안전운항을 저해하고 노동윤리상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사의 근로조건과 급여는 국내 최고 수준이며 국제 시장의 조종사와 비교해도 같거나 더 나은 수준"이라며 "대표적 고임금 근로자인 조종사들이 매년 교섭시마다 파업 위협을 앞세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고용 안정과 안전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회사측에 의해고용이 좌우되는 불안한 상태에서 조종사가 긴급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자신있게 판단해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고용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의 경우 무리한 요구가 더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종사 노조는 △정년(55세) 61세로 연장 △유학 등으로 가족이 해외 체류 중인조종사 가족에는 비즈니스석을 포함한 왕복항공권 14장(연간) 제공 △기장에 객실승무원 교체 권한 부여 △여성 조종사는 임신 등으로 2년간 쉬어도 임금 100% 지급 △월차휴가 폐지 대신 2∼7일의 `조정휴가' 부여 및 생리휴가 유급화 등을 요구했다.

회사측은 "주요 요구사항이 대부분 경영권 침해"라며 "가족에 대한 항공권 부여는 개인의 선택에 따른 비용부담을 회사에 전가하는 것이며 월차와 생리휴가 유급화는 `월차 폐지, 생리휴가 무급'을 규정한 근로기준법을 무시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해외출장지 숙박호텔에 4세트 이상 골프클럽 세트비치 △흡연권 보장 등 2가지 요구사항은 일부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거센 비난이일자 철회했다고 주장했으나 사측에는 `교섭이 일괄타결될 때까지 효력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통보, 철회한 것으로 볼 근거가 부족하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무리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이 있다면 논의할 용의가 있다.

하지만 주장의 취지는 `헤어진 가족을 위한 혜택 확대'(해외가족 항공권 제공), `노사 간 협의를 통한 적정 휴가 및 보상 제공'(월차 및 생리휴가 유급화) 등 대부분 노조 입장에서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귀족 노조인가'…비난여론 `비등' = 양대 항공사 조종사들의 주장에 대해 인터넷 포털의 대다수 네티즌들은 `요구가 지나치다'며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ID(이용자 신분)가 `wonderfulboy'라는 네티즌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운임보조 등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는 못할지언정 자기들 편의만 생각하는 귀족 노조'라고 질타했고 다른 네티즌은 "승무원 선택권이나골프채 요구는 생존권 운운과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dgs94855'라는 네티즌은 "월급 인상만 해줘도 춤출 노동자가 대부분이다.

배가불러서 좀 편해보자는 것인가'라고 질타했고 `nemder 55'라는 네티즌은 "귀족 노동자 잔치에 힘없고 불쌍한 노동자들은 희망마저 잃는다"고 푸념했다.

현재 연봉 기준으로 조종사들의 임금은 기장이 9천900만∼1억7천만원대, 부기장이 7천500만∼1억1천만원대이며, 월 근무일(평균)은 대형기의 경우 9∼15일, 소형기의 경우 15∼20일이다.

이처럼 네티즌의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일부 조종사들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파업을 하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사이버 언론플레이를 하자'고까지 주장하고 있어 `여론 조작' 우려까지 낳고 있다.

`필수공익사업' 지정 고려해야 = 양 항공사 노조는 2001년 6월12일부터 17일까지 전례가 없는 `동시 파업'에 들어가 사상 초유의 `운항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지난해 여름에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총액 대비 10%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려다 쏟아지는 여론의 비난에 파업 계획을 접었다.

항공사 관계자는 "조종사는 대체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서 그런지 무리한 요구를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업을 노동관계법상 `필수 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필수공익사업은 철도ㆍ병원ㆍ통신사업, 수도ㆍ전기ㆍ가스ㆍ석유 정제 및 공급사업 등 `공익사업으로서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공중의 일상 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저해하고 업무 대체가 용이하지 않은 사업'이다.

한 관계자는 "항공운송업도 파업시 생활을 불편하게 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며 업무 대체도 쉽지 않다.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지방항공청의 경우 종합상황ㆍ관제ㆍ시설관리ㆍ행정 등 4개의 `파업대책반'을 가동, 조종사 노조의 파업 강행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등 공항과 정부 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