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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최루액 물대포·영도 차벽…시민 희망행렬 막았다

등록 2011-07-10 20:01수정 2011-07-10 22:03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역 광장에서 문화행사를 한 뒤 영도조선소로 향하다 10일 새벽 조선소 인근 왕복 8차로 도로에서 물대포를 쏘며 행진을 가로막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부산/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역 광장에서 문화행사를 한 뒤 영도조선소로 향하다 10일 새벽 조선소 인근 왕복 8차로 도로에서 물대포를 쏘며 행진을 가로막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부산/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부산역서 영도대교 건너 7천여명 4km 행진
경찰에 막혀 새벽까지 대치…50명 연행돼
김진숙 위원 끝내 못만나…“한달안 3차 출발”
전국의 시민·학생·노동자 등 7000여명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80여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2차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모였다.

하지만 이들은 끝내 김 지도위원을 만나지 못했다. 맨몸으로 경찰 저지선을 뚫으려고 온 힘을 다했지만 물대포와 최루액, 곤봉을 앞세운 경찰 앞에 무력했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의 버스’ 기획단은 3차 희망버스를 대규모로 조직해 한 달 안에 다시 부산에 오겠다고 밝혔다.

<9일 18:00>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폭우를 뚫고 부산역 광장에 속속 도착했다. 1일 경기도 평택의 쌍용자동차 정문을 출발해 하루 10시간씩 걸었던 30여명의 도보팀도 9일 만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음악회는 예정대로 저녁 7시께 시작됐다. 2시간 남짓 공연이 계속되는 동안 장대비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전국에서 150여대의 버스와 승합차 50여대를 타고 온 5000여명과 부산시민 2000여명 등 7000여명은 비옷을 입고 자리를 지켰다. 공연 막바지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광야에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부르자 눈물을 흘리며 따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9일 21:10> 공연이 끝난 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문정현 신부가 손을 잡고 김 지도위원을 만나겠다며 일어섰다. 참가자들이 뒤따랐다. 앞에 선 사람들이 경찰이 설치한 차벽 사이 폭 1.5m 남짓한 인도에서 30여분 동안 몸싸움을 벌였지만 차벽을 뚫을 순 없었다. 삼삼오오 흩어져 부산역 광장을 빠져나온 참가자들은 밤 9시40분께 영도조선소 방향 4차로를 따라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를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민중가요를 부르며 행진을 시작했다.

<9일 23:00> 부산역 광장에서 출발해 영도대교를 건너 약 4㎞를 행진한 대열은 영도조선소 700여m 앞 봉래교차로 앞에서 다시 경찰과 맞닥뜨렸다. 경찰이 봉래교차로 앞 양쪽 방향 8차로를 차벽으로 차단하고 도로 양쪽 너비 각 2m가량의 인도를 가로막은 것이다.

참가자들은 봉래교차로 앞 차벽과 인도 돌파를 끈질기게 시도했지만 93개 중대 7000여명의 경찰을 밀어낼 수가 없었다. 양쪽이 밀고 당기기를 하는 동안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다. 경찰은 참가자들의 얼굴에 최루액을 쏘아댔다. 이 과정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최루액을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등 양쪽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10일 02:40> 참가자들은 약 5m 높이의 차벽에 올라가려고 도로 가장자리에 있던 벽돌과 모래 가마니로 계단을 만들었다. 참가자들이 차벽을 넘어오면 저지선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경찰은 물대포로 물과 최루액을 섞은 파란색 물을 마구 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 50명을 연행해 5개 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10일 15:30> 3000여명의 참가자들은 경찰의 강제 진압과 무더기 연행에 항의하며 봉래교차로 앞 8차로 도로를 점거해 아침까지 농성을 계속했다. 정동영·조승수·권영길 등 야 4당 국회의원들은 서천호 부산경찰청장을 만나 연행자 전원 석방을 요구했다. 서 청장은 “연행자 석방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1000여명의 참가자들은 봉래교차로 앞에서 정리집회를 연 뒤 오후 3시30분께 해산했다.

2차 희망버스 핵심 관계자는 “일부 경찰이 곤봉으로 비무장 시민을 때리기도 했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고 김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3차 희망버스를 한 달 안에 대규모로 조직해서 다시 부산으로 올 것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산역 집회 뒤 불법 거리행진을 막지 않았으나 차벽을 넘으려고 해 무력 진압을 했다”며 “앞으로도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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