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주민 엇갈린 시선
30일 3차 희망버스를 바라보는 부산 시민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영도조선소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과 보수단체 등이 영도로 들어가는 길목인 영도대교와 부산대교를 들머리에서 막으면서 15만여명의 영도구 주민들이 30일 사실상 섬에 갇혔다.
영도구 주민들은 희망버스 때문에 교통체증 등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희망버스를 몸으로 막겠다고 밝혔던 영도구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 회원들만이 아니다. 1, 2차 희망버스 때와 다르게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향해 거칠게 항의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30일 밤 영도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노사가 합의를 했다고 하는데, 왜 외부에서 몰려와서 항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과 보수단체들의 과잉대응 탓에 교통 불편이 커졌다고 지적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김아무개(40·영도구 봉래동)씨는 “영도로 들어가는 길목 2곳을 경찰과 보수단체가 막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며 “경찰 입장에선 두 다리를 봉쇄하면 편할지 모르겠지만 주민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1,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벌인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부산 시민들이 이번에는 보수단체들의 행동을 비난했다.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자제한 것과 달리, 보수단체 쪽이 롯데백화점 광복점 앞 도로를 점거해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기 때문이다.
부산의 약사 20여명은 희망약국을 꾸려 30일 저녁 부산역에 도착한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한테 물티슈, 약품, 부채, 물 등을 나눠줬다.
부산/김광수 박현정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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