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문제로 장기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장 선거에서 정리해고자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당선됐다. 정리해고자들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권고안 수용에 반대하고 있어 이후 노사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14일 임기 2년의 새 지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차해도(53) 후보가 투표 참가자의 54.5%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2003년 마산지회장을 하다 김주익 열사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차 후보는 17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차 후보는 “현장 조합원들이 선택한 것은 실리적 집행부보다 민주노조를 향한 열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합원 808명 가운데 768명(97.1%)이 참가한 이번 선거에는 차 후보와 현 채길용 지회장, 김상욱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다.
차 후보의 당선으로 노사 교섭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차 후보는 정리해고자들이 꾸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회 투쟁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정리해고자들이 ‘정리해고자 94명을 노사 합의 1년 안에 재고용하는’ 내용의 국회 환노위의 권고안에 반대하고 있어 협상에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리라는 것이다.
노사 협상이 난항을 겪겠지만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국회 환노위 권고안을 수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차 후보 당선과 관계없이 큰 틀에서 노사 협상은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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