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부 17명 등 58명 해고 “노조 죽이기” 반발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피에스엠씨(PSMC·옛 풍산마이크로텍·부산 해운대구 반여동)가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전체 생산직의 약 30%를 정리해고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피에스엠씨는 7일 “전체 생산직 노동자 198명 가운데 58명(29.3%)을 7일자로 정리해고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경쟁업체의 과잉경쟁으로 지난해까지 영업이익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적자가 4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경영 상태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2일부터 전면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노조는 7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등기이사 5명의 1년 평균 보수액 7500만원을 6개월로 환산하면 3750만원이었는데 올해 1~6월 상근이사 3명의 평균 보수액은 4600만원으로 22.6% 인상하고, 9월6~7일 10억여원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애초 목표액의 101%를 달성했으면서도 뒤로는 58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정리해고의 진짜 이유가 노조 와해라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금속노조 피에스엠씨 지회장 등 노조 임원 4명 가운데 문영섭 지회장 등 3명이 정리해고를 당했다. 또 대의원 이상 전체 노조 간부 27명 가운데 17명(63%)이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됐다.
풍산그룹 계열사였던 풍산마이크로텍은 1991년 설립됐으나 지난해 12월 풍산 쪽이 회사를 매각한 데 이어 올해 3월 대주주가 다시 바뀌면서 회사 이름이 피에스엠씨로 바뀌었다. 이어 4월 새 경영진이 회사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임금 삭감 등을 노조에 통보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노사는 자구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여 8월에 정리해고 철회 등의 합의서를 작성하기도 했으나 후속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다. 이에 회사 쪽은 10월6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전체 임직원 257명 가운데 77명(30%)을 정리해고한다고 신고했다. 다음날 회사 쪽은 위로금 3개월치를 준다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했으나 신청자가 4명에 그치자 7일자로 생산직 58명을 정리해고했다.
문 지회장은 “민주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의도임이 분명하다”며 “부당한 정리해고에 끝까지 맞서겠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곳으로 이직이 어려운 고령자한테 가산점을 부여하다 보니 30대 중반~40대 초반인 노조 간부들이 정리해고 대상자에 많이 포함됐다”며 “6개월치 위로금을 주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자를 추가로 모집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