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내려오던 날
경찰병력 공장안 안들어와
조선소 앞에서 시민환영식
“진숙이모, 사랑해요” 펼침막
병원 치료 뒤 경찰조사 예정
경찰병력 공장안 안들어와
조선소 앞에서 시민환영식
“진숙이모, 사랑해요” 펼침막
병원 치료 뒤 경찰조사 예정
한진중공업 노동자 정리해고 사태가 11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는 10일 정리해고자 94명을 1년 안에 복직시키는 것을 뼈대로 한 한진중공업 노사 잠정 합의안을 조합원 700여명의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노조는 애초 이날 오후 찬반투표를 하려고 했으나 정리해고자들이 오전 노조 교섭팀과의 간담회에서 “잠정 합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도부의 제안으로 투표 없이 박수로 가결했다.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오후 3시20분께 309일 만에 영도조선소 85호 선박크레인의 높이 35m 지점에서 내려왔다. 같은 크레인 15m 지점에서 106일 동안 농성을 벌였던 정리해고 노동자 박성호(49)·박영제(53)씨와 정홍형(48)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본부 조직부장 등 3명도 내려왔다.
노조는 85호 크레인 아래에서 노조원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김 지도위원의 환영식을 열었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린 시민환영식에 참가했다. 정리해고자 가족대책위원회 회원들은 “진숙이 이모. 사랑해요”라는 펼침막을 보이며 김 지도위원을 환영했다. 일부 가족대책위 회원들은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 지도위원을 맞이하러 서울에서 온 배우 김여진씨는 “이날이 오는 꿈을 많이 꾸었는데 이뤄져서 너무나 고맙다”며 “희망버스에 계속 오르려고 했으나 1차 희망버스를 다녀온 뒤 아기를 가져서 그러지 못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정동영·홍영표 민주당 의원과 권영길·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등도 김 지도위원을 환영했다.
김 지도위원과 박씨 등 크레인 농성자 3명은 가족과 경찰이 함께 탑승한 구급차 4대에 나눠 타고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갔다.
경찰은 전날 경찰력을 무리하게 공장 안으로 들여보내 찬반투표가 무산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이날 경찰력을 영도조선소 안에 들여보내지 않았다. 김 지도위원 등이 구급차에 탈 때 체포영장을 집행한 경찰은 김 지도위원 등의 치료가 끝난 뒤 이르면 11일 영도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할 예정이다.
이어 노사는 영도조선소 본관 1층 회의실에서 합의서 조인식을 열었다.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은 “1400여명의 임직원과 2000여명의 협력업체 직원들을 살리기 위해 94명을 1년 안에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했다”며 “오늘 체결한 합의서는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유로존 금융위기 등으로 회사가 어렵지만 노사가 힘을 합치면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더는 국민한테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철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은 “잠정 합의안에 정리해고자들의 불만이 많았지만, 김 지도위원이 다시 겨울에 크레인 위에서 지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 합의안을 받아들였다”며 “한진중공업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정리해고를 끝까지 철회시키려고 했지만 법을 바꾸지 않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아쉬움이 있지만 합의안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박상철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은 “잠정 합의안에 정리해고자들의 불만이 많았지만, 김 지도위원이 다시 겨울에 크레인 위에서 지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 합의안을 받아들였다”며 “한진중공업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정리해고를 끝까지 철회시키려고 했지만 법을 바꾸지 않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아쉬움이 있지만 합의안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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