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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수용하라” “너무무리” 아시아나 노사 쟁점 뭔가

등록 2005-07-18 19:03수정 2005-07-18 22:53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이 항공사의 제주행을 제외한 국내선 모든 비행편이 결항된 18일, 김포공항 도착편 안내 전광판에 결항을 알리는 불이 켜져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이 항공사의 제주행을 제외한 국내선 모든 비행편이 결항된 18일, 김포공항 도착편 안내 전광판에 결항을 알리는 불이 켜져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동시간 합쳐 1000시간, 매월 휴일 최소 8일로
측풍제한치 최대 30노트, 시간표 짤때 노조참여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와 회사 쪽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78개 쟁점 가운데 핵심쟁점인 항공기 안전운항과 관련된 것은 △연간 비행시간 △휴식시간 보장 △측풍 제한치(항공기 이착륙 때 일정한 속도로 항공기 옆쪽에서 부는 바람의 기준) △운항시간표 편성 때 노조 참여 여부 등 네 가지이다.

노조 쪽 주장=연간 비행시간은 이동시간을 포함해 연간 1000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대부분 외국항공사들이 이동시간을 포함해 1000시간 미만으로 비행을 하고 있다. 휴일은 한 달 최소 10일에서 8일로 요구를 낮췄다. 회사 쪽 주장대로 성수기와 비수기 때 휴무일을 조정해 월 평균 9.6일로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것은 안전운항과 거리가 멀다. 피곤한 상태에서 조종을 하면 위험한 것은 성수기나 비수기나 마찬가지다.

또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서는 측풍 제한치를 더욱 엄격하게 조정해야 한다. 일정한 속도로 부는 바람 뿐 아니라 돌풍 등 갑작스럽게 변화된 바람의 속도를 포함해서 최대 30노트가 넘으면 이착륙을 제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안전을 위해서는 조종사들이 합리적인 비행 시간표에 따라 충분한 휴식을 하면서 조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조종사들이 비행 스케줄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회사 쪽 주장=노조에서 요구하는 근무시간과 휴무일 보장은 안전운항 차원보다는 복지문제에 가깝다. 비행시간은 현재도 100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조종사가 다른 비행기 조종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까지 비행시간에 포함시키는 것은 우리나라 항공법이나 미국 항공법 어디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

조종사들의 휴식시간은 월 평균 9.6일이면 충분하다. 국내선은 한 달에 60시간, 하루 2시간 정도 일한다. 미국노선은 현지에서 48시간을 쉬고 있어 한 달에 15~16일을 쉬는 조종사도 있다. 또 성수기 때는 항공편수가 늘기 때문에 매달 최소 8일 보장은 어렵다. 측풍 제한치는 현재 평균 30노트(초속 60m)로 정하고 있다. 기종에 따라 제작사의 권고에 따르고 있어 문제가 없다. 노조가 비행 스케줄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요구로 받아들일 수 없다.

박주희 박상철 기자 hope@hani.co.kr


“시차적응 휴일 온전히 못쉬어…늘 토막잠”

아시아나 유아무개 부기장

아시아나항공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보잉 747기 부기장 유아무개(35)씨는 한 달에 절반은 외국에서, 그중 80시간은 하늘에서 지낸다. ‘고액 연봉자들이 무슨 파업이냐’는 비난을 받고 있는 조종사들의 실제 근무조건은 어떨까? 지난주 유씨의 근무일지를 들춰봤다.

유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 인천공항에서 기장 2명 및 다른 부기장과 함께 로스앤젤레스로 이륙했다. 전체 비행시간 9시간30분 가운데 3시간쯤은 쉬고, 6시간쯤은 항공기 조종을 했다. 유씨는 “공식적으로 3시간은 수면시간으로 확보되지만, 한국시각으로 초저녁인데다 항공기 소음 때문에 대부분 잠들지는 못하고 쉬다가 조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각)에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오후 1시께 호텔로 이동했다. 한국시각으로 따지면 꼬박 밤을 새우고 새벽 5시에 퇴근을 하는 것이지만, 현지는 낮이라 쉽게 잠들지 못한다. 토막잠을 자다 한국의 저녁시간인 새벽 3~4시께 동료들과 함께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수면시간은 새벽 4시께부터 다음날 오전까지다.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5시간만 자면 ‘잠을 푹 잤다’고 얘기해요. 시차 때문에 외국에서는 늘 토막잠을 잔다고 보면 되죠.”

유씨는 정오께 일어나 호텔에서 소일을 하거나 ‘조깅’으로 시간을 보내다 밤 10시께 로스앤젤레스 공항으로 향했다. 다음날인 13일 0시20분 로스앤젤레스공항을 출발해 13시간 비행 끝에 14일 새벽 5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에서 자정에 출발해 밤새 비행한 뒤 한국에서는 또 새벽에 퇴근하는 셈이다.

 그는 이런 3박4일, 4박5일, 5박6일짜리 등 장거리 비행을 한 달에 세 차례씩 나간다. 평균 45일 만에 한 차례씩은 7박8일짜리 비행을 한다. 장거리 비행과 쉬는 날 사이에 동남아 등 하루짜리 국제선 비행을 한다. 유씨는 “747기종 부기장은 한 달에 열흘 정도 쉰다”며 “장거리 비행에 따른 시차적응 시간이 포함되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들의 주5일 근무 휴일처럼 열흘을 온전히 쉬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1995년 10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공채시험을 통해 입사한 그의 연봉은 기장의 70~80% 가량인 9800만원 수준이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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