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노사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20여곳의 병원 파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개별 병원 노사가 잠정 합의에 성공해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산별 파업 동력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시한(22일)을 이틀 앞둔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병원노조)는 이미 예고한 20일 총파업을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병원 노사는 19일 오후 4시부터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교섭에 들어가 사측이 ▲기본급 2% 인상 ▲비정규직 문제해결 노력 ▲토요 외래진료 유지 등을 내용으로 한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측은 이를 거부했다.
노측은 당초 요구안인 ▲비정규직 정규직화 ▲9.89% 임금 인상 ▲주 5일제 전면 시행 등과 격차가 커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노사합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어 20일 총파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병원노조는 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고대ㆍ경희ㆍ이대ㆍ한양대의료원, 서울백병원 등 서울지역 대형병원, 전북대ㆍ전남대ㆍ동아대의료원 등 지방대병원, 10개 지방의료원 등 21개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별노조와 별도로 개별 병원들이 해당 지역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조정기한 만료에 맞춰 노사간 잠정 합의에 이르는 사업장이 잇따랐다.
원광대병원과 정읍아산병원은 조정안을 받아들여 합의했고 서울ㆍ상계ㆍ부산백병원, 동아대병원, 군산의료원 등은 합의로 조정을 취하했으며 경희의료원과 전북대병원은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라 병원노조가 산별파업을 강행할 경우 이들 합의된 병원은 불법파업으로 간주되는 부담을 안게 돼 파업 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노조 관계자는 "파업을 앞둔 막판 교섭까지 사측은 경영난 등을 들어 노조가 수용할 수 없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0일 산별 총파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사측과의 교섭에서 극적으로 잠정 합의를 이끌어내 조합원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쳐 20∼22일 시한부 파업 계획을 철회할 예정이다.
금속 노사는 이날 ▲무분별한 해외 공장 신설에 따른 부품 역수입(바이백) 등으로 인한 고용안정 보장 ▲산업차원의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구성 ▲비정규직 고용보장과 최저임금 월76만5천55원 보장 ▲사내식당 우리 농산물 사용 등에 합의했다.
또한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는 17일 정오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전면 파업을 벌여 국제선의 첫 결항이 발생했고 국내선은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노선이 결항사태를 빚는 등 `항공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노사 양측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교섭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조만간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나 타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해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사측과 교섭에 진전이 없다며 전날부터 간부 26명 전원이 `간부 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고강도 투쟁' 지침을 확정하고 20일 이후 실행에 옮길 방침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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