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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김진숙 “노동자 자살은 사회적 타살”

등록 2012-12-23 19:43

김진숙 지도위원이 22일 밤 최강서씨 빈소가 차려진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22일 밤 최강서씨 빈소가 차려진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진중 노조간부 빈소서 눈물
“해고자들 얼마나 절망하는지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노동자들의 자살은 그 절망감이 어떠한지를 말해주는 겁니다. 이들의 죽음은 개인적 자살이 아니라 노조를 무력화해 벼랑길로 몰아넣은 ‘사회적 타살’입니다. 새 정부 아래선 더는 정리해고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김진숙(52·사진)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22일 밤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 고 최강서(35)씨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민주화와 국민 대화합을 얘기하지만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규모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해 35m 높이의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에서 309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 지도위원은 21일 최씨의 부고를 듣고 달려와 통곡했다. 그는 “최씨는 제가 크레인 농성 때 매일 문자를 보내 격려를 해준 노동자다. 당시 크레인 중간까지 올라와 ‘먹지 않으면 나도 단식하겠다’고 힘을 불어넣어줘 너무 고마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지도위원은 “최씨가 유서에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5년을 또 (투쟁을) 못하겠다”고 쓴 것이 현재 노동자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노동자들이 지금 얼마나 불안해하고 절망에 빠져 있는지를 정치권과 자본가들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 죽음은 개인적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다. 자본가들한테 정리해고자 인원이 숫자로 보일지 모르지만, 정리해고자들은 한명 한명이 생명이고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새 정부 아래선 정리해고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틀째 빈소를 지킨 그는 인터뷰 내내 절망감에 빠진 다른 노동자들을 걱정했다. 그는 “최씨가 숨진 뒤 누군가 전화를 걸어왔는데, 말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어요. (또다른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까봐) 마음이 덜컹거립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하기 직전에 또 한명의 해고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지도위원은 “최씨를 포함한 정리해고자 90여명이 1년10개월 만에 (한진중공업에) 복귀하자마자 회사에선 일감이 없다는 이유로 휴직 명령을 내렸다. 회사에서 지급하고 있는 100만원가량의 휴업수당으로는 정리해고 기간에 진 빚과 생활고를 견디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노사합의 뒤 회사 쪽이 정리해고 투쟁을 주도한 노조를 고립시켜온 것도 최씨를 죽음으로 내몬 배경 중 하나로 그는 꼽았다. 회사 쪽은 올해 1월 출범한 온건 성향의 새 노조와 임·단협을 벌여 9월 타결지었다. 나아가 회사 쪽은 26일까지 기존 노조의 사무실을 비워 달라고 압박했다.

김 지도위원은 “새 노조에 갔다고 고용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일거리도 없다. 지금은 나 혼자 살려고 할 게 아니라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 죽음으로 (동료들에게) ‘돌아오라’고 한 최 열사의 마음을 한번이라도 헤아려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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