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취소를” “유족 보상만”…노사갈등
정리해고에 이은 노동조합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 최강서(35)씨의 장례가 한달 넘도록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최씨가 유서에서 거론한 ‘회사 쪽의 158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 등을 논의하자는 노조 및 유족 쪽과, 장례와 유족 보상만을 협의하겠다는 회사 쪽이 맞서고 있는 탓이다.
최씨가 조직차장으로 활동했던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와 회사 쪽은 최씨가 숨진 지 한달 만인 지난 21일 간사 1명씩을 내세워 처음으로 만났으나, 교섭 날짜조차 잡지 못했다.
한진중공업지회 쪽은 ‘유서에 회사 쪽의 손배소 등이 있으므로 장례와 유족 보상과 함께 회사가 2011년 노조를 상대로 낸 158억원의 손배소 철회, 노조 사무실 이전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쪽은 ‘장례와 유족 보상 문제로 한정하고, 노사 교섭이 아니라 대화로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를 탈퇴해 지난해 1월 출범한 한진중공업 새 노조 쪽은 158억원 손배소 문제를 두고 ‘장례를 먼저 치르고 손배소 문제를 협의하자’며 한진중공업지회 쪽과 회사의 협상에 거리를 두고 있다. 최씨 유족들도 이런 새 노조가 장례 및 유족 보상 협상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회사 쪽이 최씨 죽음을 단순한 생활고 때문으로 몰아가려 한다”며 오는 26일 부산시 중구 광복로 옛 미화당백화점 앞에서 부산시민대회를 열고 영도조선소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