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실직해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오던 노동자가 숨졌다. 부산 시민·노동자들은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의 죽음을 추모하며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 25일 오후 5시께 부산 영도구의 아파트에서 한진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였던 최아무개(40)씨가 침대 위에서 엎드려 숨져 있는 것을 최씨의 매형이 발견했다. 경찰은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급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부산 영도구에서 태어난 최씨는 2006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하청업체 ㅇ기업에 취업했다. 2008년 민주노동당 입당과 함께 한진중공업 하청업체 노조 결성을 위한 활동을 벌이다가 2009년 11월 해고됐다. 이에 함께 해고된 노동자들과 100일 남짓 농성한 끝에 복직했으나, 2010년 원청업체인 한진중공업이 선박 수주가 없다는 이유로 ㅇ기업과 계약을 해지하면서 실직했다.
이후 최씨는 날품 일을 하면서도, 한진중공업 쪽이 2010년 12월 정규직의 정리해고에 나서자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여했다. 지난해엔 통합진보당 영도구위원회 분회장도 맡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와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등은 26일 저녁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서 최씨 추모식을 연 데 이어 27일 오전 영결식을 열었다.
부산지역 시민·노동자 300여명은 26일 오후 부산 중구 광복로 옛 미화당백화점 앞에서 ‘최강서 열사 투쟁위원회’가 주최한 부산시민 추모대회에 참가해, 한진중공업 쪽에 노조를 상대로 낸 18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철회할 것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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