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대법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확정…소급적용은 제한

등록 2013-12-18 16:22수정 2013-12-19 08:30

양승태 대법원장(가운데)과 대법관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통상임금 소송 관련 공개변론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양승태 대법원장(가운데)과 대법관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통상임금 소송 관련 공개변론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연장·휴일근로 수당 늘게 돼…“추가임금 청구는 판결 이후만”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는 18일 자동차 부품업체인 갑을오토텍의 근로자와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및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며, 이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이유로 과거에 발생한 추가임금을 청구하는 것은 그동안의 노사합의 관행에 어긋나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며, 원고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그동안 논란이 계속돼온 통상임금의 개념과 범위에 대해 분명한 판단 기준을 내놓았다. 대법원은 “임금이 근로계약에 정한 근로의 대가로서, △일정 주기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일정 조건이나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며 △지급 여부가 업적·성과 등 추가조건에 관계없이 사전에 미리 확정돼 있으면 그 명칭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마다 지급돼도 정기적이면 통상임금이므로 일반적인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법률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정기상여금 등의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하더라도 이는 법정 기준보다 불리한 근로조건 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15조에 따라 무효”라며 “정기상여금 등을 포함해 계산한 차액을 추가임금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러나 “정기상여금에 대한 추가임금 청구는 신의칙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며 이런 원칙을 소급적용하지는 않을 것임을 밝혔다. 대법원은 “우리나라의 임금협상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노사합의가 관행으로 정착돼왔고 총액 기준으로 협상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다른 것은 그대로 둔 채 통상임금 제외 합의 부분만 무효로 해 추가임금을 청구하게 되면 기업에 예상치 못한 과도한 손실을 끼쳐 기업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므로, 이에 대한 추가임금 청구는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난해 3월 대법원 소부의 금아리무진 판결 이후에도 통상임금의 기준과 그 이유가 분명하게 제시되지 않은 탓에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왔지만, 오늘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여름휴가비·김장보너스·선물비 등 각종 복리후생 명목 임금에 대해서는 “지급일 현재 재직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다만, 퇴직자에게도 근무일수에 비례해 지급하는 등 고정성이 인정되면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임금이 갖는 파급력에 비춰보면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임금은 노동자가 연장·야간·휴일노동 등을 했을 때 회사가 지급하는 각종 수당을 계산하는 근거가 된다. 급여액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노동자가 추가노동을 통해 받는 수당이 크게 는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에 고질화한 장시간 노동 관행에도 변화가 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현호 선임기자, 이정국 기자 yeop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