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창원·구포센터 1주새 만들어져
“노조결성 협력사 폐업이 자극” 분석
“노조결성 협력사 폐업이 자극” 분석
최근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노조가 결성된 협력업체를 고의적으로 폐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노조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노동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7~14일 사이에 삼성전자서비스 경남 마산·창원센터, 부산 구포센터에서 잇따라 노조(분회)가 결성돼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이들 3개 분회는 설립직후 회사 쪽에 단체협상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교섭에 나섰다. 지회는 3개 분회 설립으로 증가한 조합원만 100여명으로 보고 있는데, 최근 조합원 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이례적인 결과다.
그동안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수는 1500여명 수준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10월 협력업체 수리기사였던 고 최종범 조합원이 사망한 뒤 가입자가 늘긴 했으나 하루 몇 명 수준이었고, 오히려 올 1월 일부 협력사와의 단체협약이 체결된 뒤에는 조합원이 이탈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원이 급증하자, 지회는 그 원인으로 ‘위장 폐업 의혹’을 지목했다.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꺼낸 회사 쪽의 카드가 오히려 직원들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지회는 지난 2월 부산 해운대· 충남 아산·경기 이천 3개 협력업체가 잇달아 사장 건강 및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문을 닫자 “삼성이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협력 업체를 폐업시켰다”고 주장해왔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위영일 지회장은 “삼성이 회사 문을 닫으면 노동자들이 겁을 먹고 노조를 탈퇴를 할 것이라고 봤겠지만 전혀 상황 파악을 못한 것이다. 오히려 분노한 직원들 민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며, 노조 확산에 물꼬를 튼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정규직 연대 기구인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의 박점규 집행위원은 “개인도 삼성이라는 조직과 싸우는데 우리도 싸워볼 만하다는 공감대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것 같다. 회사 문 닫는다고 해서 이제 노동자들이 겁을 먹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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