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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무노조 경영’ 탄압 피해 버티려…삼성 계열사 노조 잇따라 산별노조 가입

등록 2014-03-26 20:36수정 2014-03-26 22:36

코닝정밀소재, 금속노조 가입 추진
노조위원장 “기업노조로는 힘들어”
SDI 노동자들도 지회 꾸려 가입
전문가들 “산별노조 활성화해
개별사업장 넘어 협상력 키워야”
삼성 계열 사업장의 노동조합이 최근 잇따라 산별노조 가입을 추진하는 등 세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무노조 경영을 고집하는 삼성에서 단위 사업장 노조로만 활동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삼성을 중심으로 한 재계와 노동계의 힘 대결 향방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주주인 코닝정밀소재(옛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신영식 노조 위원장은 2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회사가 계속해서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등 더는 기업노조로만 버티기가 힘들다고 판단해 상급단체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4월 초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서 금속노조 가입 안이 통과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닝정밀소재에선 지난해 11월 대주주이던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 지분을 미국 코닝 본사로 넘기기로 하자 신분 불안을 느낀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다. 올해 초 지분 정리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 본사의 대주주가 됐고, 코닝정밀소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손자회사가 됐다.

코닝노조가 산별 전환을 추진하는 데에는 노조가 그동안 회사 쪽에 단체협상을 요구했으나 회사 쪽이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데다 조합원 탈퇴에 관여했다는 인식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설립 당시 최고 600명에 이르던 조합원은 현재 400명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달 코닝정밀소재의 박원규 대표와 간부 김아무개씨를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부당노동행위)을 이유로 천안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24일에는 삼성에스디아이(SDI) 노동자들이 지회를 설립하는 형식으로 전국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이들은 삼성에스디아이 소속 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삼성의 협력사 직원을 주축으로 지난해 금속노조에 가입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나 해고자가 주축인 삼성일반노조 등과 차이가 난다.

삼성에스디아이지회 이성형 지회장은 2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회사에서 직·간접적으로 노조 설립을 방해했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조합원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모아야 기업별 노조를 설립하고 협상력이 생길텐데 조합원을 모으는 일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에서 잇따라 산별노조를 설립하는 데에는, 해당 노조 쪽이 밝히는 것처럼, 단위기업 노조로는 재계 서열 1위이자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삼성에 힘에서 절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삼성의 집요한 노조 탄압을 피해 산별노조의 우산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에스디아이 노동자들이 단위기업 노조를 설립하지 않고 곧장 금속노조 지회 형식으로 노조를 꾸린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이 지회장은 “인원이 적어 더욱 힘있는 상급단체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강신준 동아대 교수(경제학)는 “개별 사업장 교섭으로는 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해소할 수 없다. 산별노조가 활성화하면 사용자 쪽도 독일처럼 산업별로 조직된 사용자 조직을 꾸릴 수밖에 없다. 노동계는 개별 기업이 아닌 사회적 단위의 협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짚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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