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울산 뺀 아산·전주서 신규채용
“사쪽에 불법파견 면죄부 줘” 비판도
“사쪽에 불법파견 면죄부 줘” 비판도
현대자동차 노사가 사내하청 노동자 4000명을 신규채용하는 데 잠정합의했다. 울산·아산·전주공장의 비정규지회 가운데 울산 쪽 비정규지회는 이번 합의에서 빠졌다.
현대차와 사내하청업체 대표단,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아산·전주 비정규지회는 18일 울산공장에서 특별협의를 열고 2015년 말까지 4000명 규모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특별채용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날 <한겨레>가 입수한 합의안을 보면, 4000명에는 회사 쪽이 지난해부터 이미 채용한 2038명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신규채용은 1962명인 셈이다.
합의안은 또 “합의 주체와 관련된 계류 중인 모든 민형사상 소송을 취하하고 이후 재소송 제기를 하지 않는다”며 이를 전제로 직접생산 하청업체 노동자를 신규채용할 때 근속기간을 단계별로 차등해 경력을 일부 인정하기로 했다. 2010년 이후 사내하청업체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노동위원회에 제기한 구제신청을 취소하고 재입사를 원하면 허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아산과 전주 비정규지회는 19일 조합원총회를 열어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다. 울산 비정규지회는 조합원 전원 채용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19일 이번 특별협의에서 빠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법파견 관련한 확정판결이 나오려면 시간도 걸리고 이는 노사관계의 위험요소인데, 특별협의라는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하게 된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다른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과 함께 10년 넘게 이어진 불법파견 투쟁을 저버린 합의라는 비판도 나온다. 송성훈 전 현대차 아산사내하청지회장은 “이번 합의는 불법파견에 따른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신규채용을 하는 방식으로, 불법파견을 무마하려는 현대차에 면죄부를 주는 안”이라고 비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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