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 울산비정규직지회장
김성욱 울산비정규직지회장
“우리가 버텨온게 헛되지 않아
더는 회피 말고 판결 이행해야”
“우리가 버텨온게 헛되지 않아
더는 회피 말고 판결 이행해야”
‘현대자동차 모든 사내하청은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의 원고 가운데는 김성욱(35·사진) 울산비정규직지회장도 있다. 2002년 4월1일 사내하청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김 지회장도 이번에 현대차의 정규직 노동자임을 인정받았다. 김 지회장은 1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완승이다. 나와 동지들이 버텨온 게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이제 현대차가 우리의 사용자다. 현대차 쪽에 직접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18·19일 이틀 동안 1058명이 현대차 노동자임을 인정(고용간주)받았고 121명은 현대차에 정규직 고용을 요구할 법적 지위(고용의무)를 얻은 덕분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사내하청 노동자는 사내하청업체와 교섭하라”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무시해왔다. 사내하청 노조는 여태껏 단 한차례도 현대차와 같은 테이블에 마주앉아 본 적이 없다.
교섭이라고 해봐야 노동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마주앉아 얘기하고 합의하는 게 전부지만, 사내하청 노조로서는 꿈에서나 그리던 일이다. 물론 현대차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 지회장은 11년 넘게 불법파견을 부인하고 정규직 전환 요구를 거부해온 현대차가 이번에는 회피하지 말고 판결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현대차가 우리를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대기업으로서 그동안 불법적으로 파견노동자를 써온 부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울산비정규직지회는 지난달 아산과 전주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현대차와 합의한 특별채용 방안에 반대하며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외로운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승소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 지회장은 “노조에 가입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불이 붙을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1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모두 5400여명이며, 이 가운데 850여명이 현재 조합원이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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