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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단독] 현대중공업 ‘노조원 성향 분류’ 회사 문건 파문

등록 2014-09-30 20:24수정 2014-10-01 09:27

노조 ‘상부 보고용 면담 계획서’ 공개
팀·반장이 10명 안팎씩 면담
5등급으로 나눠
노조 “프락치 요원 추천도”
현대중 “회사 공식 지시와 무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싸고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노조원들의 성향 등이 기록된 회사 문서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0일 해양사업부의 한 부서에서 조합원들에 대한 개별 면담 내용과 성향등급 등이 기록된 상부보고용 면담계획서(사진)를 입수했다며 이를 노조 누리집에 공개했다. 이 면담계획서에는 팀장 1명과 반장 2명이 각각 10명 안팎의 조합원들을 나눠 맡아 개별 면담한 내용이 간략하게 기록돼 있다.

특히 이 문서는 면담 대상 조합원들을 성향에 따라 에이(A), 비에이(BA), 비비(BB), 비시(BC), 시(C) 등 다섯 등급으로 분류해 표시해 놓기도 했다. ‘A’ 등급을 받은 한 조합원에 대해선 “30년 근무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낌. 파업만은 안된다”, ‘BB’ 등급을 받은 다른 조합원에 대해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결과 미세출혈 목디스크. 다친부위쪽 머리가 주기적으로 통증 나타남. 임단협은 신경도 못씀” 등의 구체적인 성향과 면담 내용을 기록해 놓았다.

한 조합원에 대해선 “오엘(OL) 요원 추천”이라고 적어 놓기도 했다. ‘오엘 요원’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다른 동료 조합원들의 동향이나 발언 내용 등을 은밀히 파악해 회사에 보고하는 일종의 ‘프락치’”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임·단협 협상 중에 회사 관리자들이 끊임없이 조합원들을 개별 면담하며 ‘집회에 가지 마라’ ‘투표에 참여하지 마라’고 회유·협박해 온 실체가 드러났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스캔하듯이 모두를 정밀 분석했다는 반인륜적 처사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합원들도 누리집에 “우리 과장도 얼마 전 현장에 와서 ‘투표할 거냐’, ‘찬성·반대, 뭐 찍을거냐’며 ‘윗선에서 분위기 파악하라고 지시 내려왔다’고 하더니 그게 이거였군” “(우리가) 소, 돼지냐? 근무평가도 아니고 파업 동참 여부를 따지기 위해 등급을 매겨 평가하냐” 등의 댓글을 올리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일부 부서 팀장 등이 어려워진 회사 경영사정을 노조원들에서 이해시키려고 면담하며 임의로 작성한 문서로 보인다. 회사의 공식 지시나 방침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회사 쪽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깨져 지난 23일부터 1만8000여 조합원들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애초 26일 투표를 마감하려 했으나 “회사 관리자들이 면담을 핑계로 조합원들을 불러 압력을 넣고 투표장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며 투표 마감을 무기한 연장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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