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외국 노동자, 체임 진정했다 추방위기

등록 2014-12-04 22:11

지난 2일 경기도 평택고용노동지청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광단이 체불임금 지급에 대해 진정하다가 함께 출석한 사업주가 경찰에 불법체류자로 신고해 체포됐다. 사진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제공
지난 2일 경기도 평택고용노동지청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광단이 체불임금 지급에 대해 진정하다가 함께 출석한 사업주가 경찰에 불법체류자로 신고해 체포됐다. 사진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제공
퇴직금 진정 낸 베트남 출신 광단
평택고용노동청 안에서 경찰에 체포
감독관 ‘불법체류 신고 권유’ 논란
“상습 체불업체 어디에 하소연하나”
체불임금을 달라고 진정한 30대 베트남 노동자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이 보는 앞에서 사업주에 의해 불법체류자로 경찰에 신고돼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인권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사업주에게 불법체류를 신고하라고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4일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와 고용노동부 평택고용노동지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베트남 출신인 광단(32)은 지난 2일 오후 4시 경기도 평택시 평택고용노동지청을 찾았다. ㅇ사에서 받지 못한 퇴직금 380만원을 받게 해 달라며 진정서를 냈고, 지청은 광단과 ㅇ사 대표에게 이날 출석하라고 했다.

박아무개 근로감독관이 조사를 시작하자, 회사 쪽은 “기숙사비와 퇴직금을 안 받기로 했는데 뒤통수를 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단과 함께 간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이나리 간사는 “퇴직금은 주고 안 주고 하는 게 아니라 법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2년 동안 10차례 이상 요구했는데 ‘회사가 없어졌다’ ‘돈이 없다’ ‘100만원으로 합의하자’며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감독관은 ‘(광단이) 불법(체류자) 아니냐’고 물었고, ㅇ사 관계자는 “예”라고 답했다. 박 감독관은 “불법근로자는 신고하세요. 퇴직금은 지급하라”고 했다. 이 간사는 “임금을 못 받아서 왔는데 불법체류자 신고라니 뭐 하는 것이냐, 협박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언성이 높아지자 동료 감독관들은 ㅇ사 대표에게 ‘우리는 불법 그런 자격을 따지는 게 아니고 퇴직금만 다룬다’ ‘왜 감독관이 있는 곳에 와서 그렇게 신고하느냐’고 말했고, 박 감독관한테는 ‘왜 그런 식으로 하냐’고 말했다. 그러나 광단은 불과 15분 만에 회사 쪽 신고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사진)돼 3일 화성외국인보호소로 송치됐다.

박 감독관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내가 신고하라고 한 게 아니다. 회사 쪽이 먼저 신고하겠다고 했고, 그러면 체불금을 지급하고 (신고는) 회사가 알아서 하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의 한윤수 목사는 “고용노동부가 체불임금을 진정하며 찾아온 불법체류자를 사업주한테 신고하라고 하면 체불임금을 받지 못한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디 가서 하소연하나. ㅇ사는 상습적으로 불법체류자라는 약점을 잡아 퇴직금을 안 준 곳”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