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공사장 노동자 사망 은폐 의혹
안전규정 제대로 지켰는지 의문점 발견
“작업 2인 1조”에서 “3인 1조”로 말 바꾸기도
안전규정 제대로 지켰는지 의문점 발견
“작업 2인 1조”에서 “3인 1조”로 말 바꾸기도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사망했을 당시 롯데 쪽이 현장 작업자들을 조기 퇴근시킨 것으로 알려져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7일 롯데건설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오후 1시께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8층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김아무개(63)씨가 사고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작업자들은 약 1시간 뒤 조기 퇴근했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사고 당일 브리핑에서는 “현장에는 18명의 노동자들이 있었다. 최초 목격자가 긴장이 돼 핸드폰을 꺼놓고 있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는 말만 했고, 노동자들의 철수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두고도 의문스러운 대목이 발견되고 있다. 롯데는 사고 당일 2인1조로 작업하다 김씨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1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는 “3인 1조로 작업했으며, 같이 작업하던 나머지 2명이 어제 오후 6시40분쯤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롯데건설 작업수칙’에는 “비계 작업은 3인 1조로 한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쪽은 “사고가 나면 현장 보존을 위해 현장 근로자는 다 철수시킨다. 롯데건설에서 퇴근을 시킨 건 아니고, 협력업체 재량에 따라 결정하는 부분이다. 최초 목격자와 관련해서는 어제 2명이 연락이 닿지 않아 정확히 말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가 비계를 오르다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채민 송파경찰서 형사과장은 “어제 현장소장과 인부 등 3명을 조사했는데, 지금까지 조사 결과로는 김씨가 작업을 하러 비계에 오르다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안전관리 규정과 관련해선 “숨진 김씨가 안전모와 안전벨트는 착용하고 있었지만, 설비에 안전장치 등이 연결됐는지는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철거전문업체 관계자는 “사고는 안전고리를 안 했기 때문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나사로 된 안전장치를 일일이 끼었다 풀었다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현장에서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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