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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우리는 공동체” 마힌드라 회장 방한 계기로 물꼬

등록 2015-01-21 20:07수정 2015-01-21 22:23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왼쪽)과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 방한을 계기로 지난 14일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본사에서 만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제공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왼쪽)과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 방한을 계기로 지난 14일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본사에서 만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제공
‘쌍용차 사태’ 교섭합의 배경과 전망
쌍용자동차 노사가 21일 2009년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전격적 교섭에 나선 데는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이 결정적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새차 ‘티볼리’ 출시행사를 앞둔 12일 한국에 들어온 뒤 14일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을 예고없이 불러 대화에 나서며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마힌드라 회장은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우리는 한 공동체다. 해고자 문제를 포함해 2009년의 아픔을 잘 알고 있고 나도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김 지부장에게 말했다. 김 지부장도 만남 뒤 “정리해고 사태 마무리를 위한 대화의 첫 자리로 이해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일련의 분위기가 이날의 만남을 만들게 했을 것이란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회장 방한 뒤 꼭 1주일 만인 이날 만남이 이뤄지고 대화 1시간 만에 4대 의제가 순조롭게 합의된 건 그동안 실무선에서 물밑 협상이 상당부분 진행됐음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나머지 실무교섭도 큰 벽에 부닥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몇 가지 핵심 쟁점에서 노사가 접점을 찾는게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첫번째는 대법원 판결까지 간 정리해고자 152명에 파업을 앞뒤로 회사가 징계해고한 노동자, 그리고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해고당한 이들을 포함한 187명 전부를 복직시킬 것인지 여부다. 쌍용차지부 쪽은 전원복직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반면, 회사 쪽은 형평성 문제를 들어 공장 점거파업 뒤 나간 명예퇴직자 353명에게 우선권이 있음을 주장할 수 있다.

노조지부장 예고없이 불러 대화
이유일 사장과 전격만남 이어져
4대의제 합의도 겨우 1시간만에
복직자 규모·시기는 진통 가능성
티볼리 잘 팔려 타결전망 ‘맑음’

회사 쪽은 복직규모보다 복직시기를 순차적으로 나누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서도 양쪽의 협상이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2009년 정리해고 뒤 숨진 노동자와 가족 26명에 대한 경제적 지원 규모와 이들에 대한 회사의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를지도 관심사다. 노조 쪽은 합의 의제에 희생자 ‘26명’을 못박은 이상 회사 쪽이 나름 성의 있는 의사표명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경영상황도 타결 전망을 밝게 한다. 티볼리 사전예약대수가 5000대를 넘어서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어 회사로서는 공장을 빨리 정상화하고 가동률을 높여야 할 이유가 생겼다.

이런 장애물을 넘어 타결이 이뤄지면 노조와 회사는 대화합을 선언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한 조처에 나서게 된다. 굴뚝농성을 끝내는 것은 물론 노사가 함께 협력하는 분위기를 내세워 ‘제2의 도약’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행하는 문구처럼 굴뚝농성중인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실장이 티볼리를 직접 만들고 쌍용차 문제 해결을 요구해 온 가수 이효리씨가 출연한 광고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노사협의가 원만하게 마무리되면 1998년 정리해고 법제가 도입된 뒤 노사합의를 통해 정리해고자들이 대규모로 복직되는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는 한국 노사관계에 큰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전종휘 기자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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